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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특사, 조짐 좋다…'핵 동결' 답변 준비했을 것"

정치 일반

    정세현 "특사, 조짐 좋다…'핵 동결' 답변 준비했을 것"

    "김정은 위원장 꽤 적극적…상당히 좋은 방향"

    - 北, 속전속결로 답변 주려는 듯
    - 북미대화에 대한 북한의 필요성 반증
    - '핵 동결'로 북미 간의 접점, 만들어질 수 있을 것
    - 북미대화 가능성 70%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3월 05일 (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정관용> 5명의 대북특사단, 오늘 오후 평양에 도착했고요. 지금 이 시각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만찬을 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지금 전해지고 있습니다. 대북특사단의 방북 의미 또 주요 의제, 어떤 성과가 있을 것인지 지금 내다봅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안녕하세요.

    ◆ 정세현> 안녕하세요.

    ◇ 정관용> 과거 김정일 당시에 대북특사들은 예를 들어서 1박 2일 갔다 온다 치더라도 귀환하기 직전에 김정일을 만나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 정세현> 대개 그렇게 됐죠.

    ◇ 정관용> 오늘은 도착하고 얼마 안 지나서 바로 면담도 하고 만찬까지 같이 한다, 이거는 어떻게 보시나요?

    ◆ 정세현> 일정이 1박 2일밖에 없으니까. 그거는 일정이 1박 2일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할 수밖에 없고 그 전에는 기약이 없을 때도 있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평양행 특별기에 오르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사진=이한형 기자)

     

    ◆ 정세현> 특사가 가서 친서까지 가지고 갔는데도 사전에 보자고 해서 보여주면 밥이나 먹고 가라고 한 적도 있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바로 6시부터 면담을 하고 아마 그 자리에서 식사를 할 것 같은데 조짐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과거 전례에 비추어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꽤 적극적으로 나온다, 이렇게도 볼 수 있는 거 아닐까요?

    ◆ 정세현> 그렇죠. 지금 어떻게 보면 북한으로서는 북미대화가 중요하니까. 북미대화가 그만큼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반증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 정관용> 이번에 5명.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그리고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이 구성은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단장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 했다는 게 의미가 있어요. 이거는 북미대화 먼저 주선을 하고 그다음에 서훈, 천해성, 김상균 이 세 사람은 대북통입니다. 그러니까 북미대화 이후에 남북관계 개선과 그다음에 정상회담 과정까지 준비하는 팀이라고 봐야 되는데 끝나고 바로 정의용 실장하고 서훈 국정원장은 미국으로 가게 돼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그러니까 북한에서도 평양을 들러서 서울 갔다가 바로 워싱턴으로 간다고 하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인 일정으로 보일 거예요. 그러니까 빨리 자기네들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거고.. 바로 도착해서 바로 짐 풀고 두 시간 정도밖에 안 됐을 것 같은데 면담으로 들어간 걸 보면 북미대화에 대한 북한의 필요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거고 그런 점에서는 팀이 잘 짜여졌다고 봐야죠.

    ◇ 정관용> 방금 언급하신 북한의 대미 메시지 어떤 내용일까요?

    ◆ 정세현> 글쎄 우리가 미국도 그렇고 우리도 바라는 것은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 좀 그동안에 완강하게 버티던 입장이 하나 있습니다. 핵 보유국으로 인정을 하고 핵 비확산에 협조하겠다라고 하는 것이 벌써 재작년 당 대회 때 나온 공식적인 입장인데 일단 우리가 보내는 메시지가 있으니까 문 대통령이 보내는 친서 내용은 아마도 동결로 시작을 해서 비핵화로 가자.

    일단 동결을 위해서는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일시 중지한다 내지는 유예하겠다는 얘기를 하면 미북 간의 접점은 만들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데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이렇게 속전속결로 면담도 하고 식사도 하고. 물론 지난번 김여정 특사 일행이 왔을 때 문 대통령이 했던 거하고 똑같은 식으로 지금 시작이 되는 겁니다. 면담 후에 식사하고.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평양행 특별기에 오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정세현> 그런 점에서는 상호주의로 잘 나가고 있지만 그러나 도착한 지 얼마 안 돼서 바로 면담과 만찬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이번 특사 방북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성과를 상당히 좋은 방향 쪽으로 암시를 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네요.

    ◇ 정관용> 북한이 답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 조금 아까 그런 표현을 쓰셨는데 그 얘기는 결국 '좋다, 우리 일단 핵 동결할 테니 미국과 대화하자' 이런 얘기를 할 거다 이 말인가요?

    ◆ 정세현> 문 대통령이 작년 6월달에 미국 가서 한미정상회담을 할 적에 얘기를 했고 그다음에 최근에도 동결로 시작을 해서 비핵화라는 출구로 나가야 한다. 동결이라는 입구로 들어가서 비핵화라는 출구로 나가야 된다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여러 번 했기 때문에 아마 친서에 그 내용이 들어오리라는 건 저쪽이 이미 예견을 했을 거고 그러다 보면 그쪽에서 답변을 준비했다고 봐야죠.

    ◇ 정관용> 미국도 일단 문재인 대통령의 그 제안, 일단 동결로 들어가서 비핵화로 나오자라는 거기에는 일단 동의한 것으로 봐야 됩니까?

    ◆ 정세현> 글쎄, 특사를 보내겠다고 했을 때 그러면 가봐라 그런 얘기를 했으니까 가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라는 그 얘기까지 하지 않았겠어요, 기다려보자고 하는 얘기를 했는데 트럼프 식의 표현이지만.

    어떻게 보면 2단계 접근론에 대해서도 미국도 반 이상은, 50% 이상은 거기에 동의를 했다고 저는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사를 보내는 건데 그 정도 답을 가지고 다시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이 미국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한테 직접 설명을 하면 미국도 거절할 수가 없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까 우리 특사단 평가를 해 주셨는데 특히 야당은 서훈 국정원장을 콕 찍어서 그 사람은 안 된다고 합니다. 야당의 그런 입장 어떻게 보세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사진=자료사진)

     

    ◆ 정세현> 그러니까 이게 서훈 원장이나 서훈 원장을 비롯한 통일부의 차관 그다음에 국정원 2차장 같은 사람들은 서훈 원장이 안 가도 그 사람들은 가야 되지만 서훈 원장은 특히 북한의 말 한 마디에 숨어 있는 소위 함의 또는 행간을 읽어낼 수 있는 그런 경력을 가지고 있죠. 경험이 많고. 그러니까 북한의 말 한 마디에 따라서 지금 미국한테 전달해 줄 수 있는 메시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말하자면 북한의 소위 리얼 인텐션, 진의를 읽어내지 못하고 그냥 단어 몇 가지를 가지고 추정을 해서 해석하기 시작하면 도저히 접점을 못 맺을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그런 실수를 안 할 수 있는 사람이 서훈 원장이에요.

    ◇ 정관용> 그런데 왜 자유한국당은 반대할까요?

    ◆ 정세현> 그러니까 회담을 안 해 봤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자유한국당의 정통이라는 게 저는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까지 쭉 이른바 보수 정권에서 일을 해 봤지만 남북대화를 안 하고 틀어막으려고 할 때는 무슨 전문가가 필요없어요.

    북한 비난만 하고 그다음에 무조건 접촉과 왕래는 단절하면 되는 건데 그렇게 하면서 국내 정치로 끌고 가는 거죠. 그런데 남북관계를 어떻게든지 풀어나가려고 하면 북한의 말귀를 알아듣는 사람이 반드시 그 대화 일선에 나가야 돼요. 지금은 북한의 말귀 하나를 놓치지 말고 정확하게 해석을 해서 그걸 다시 미국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한테 설명을 해서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을 바꾸도록 해야 되는 게 우리 책임 아닙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내심 자유한국당은 지금 이 대화 국면이 싫은 거겠군요.

    ◆ 정세현> 그렇죠. 이게 지금 싫은 겁니다. 그리고 자기네들이 정치를 잘못 한다는 것이 들통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대화 국면이 마음에 안 들 거예요.

    ◇ 정관용> 일단 오늘 스타트, 시작은 참 좋다라고 언급하셨기 때문에 여쭤봅니다. 북미대화 가능성 몇 퍼센트 좀 보십니까?

    ◆ 정세현> 이거 좀, 굉장히 어려운 질문인데. 완전히 100%라고 볼 수는 없는 거고 한 번에는 안 될지 몰라요. 한 번에는 안 되고 다시 한 번 물밑 접촉이라든가 교감이 있어야 될지도 모르겠는데 잘 보면 한 7:3 정도, 70% 정도는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나머지 30%는 또 갔다 와서 메워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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