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간 오찬에서는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미투(Me too) 운동'과 부적절한 농담을 주고 받았다.
정당 관계자에 따르면, 가장 먼저 도착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관련해 "안희정이 그렇게 되는 것을 보고 이놈의 정치 참 무섭다. 진짜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오찬 참석자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안희정 사건이 탁 터지니까 제일 첫 번째는 임종석이가 기획했다(는 말이 돌았다)"며 "임 실장이 기획했다고 소문이 이미 쫙 퍼졌다"고 말했다.
유력 정치인의 정치 인생을 사실상 끝나게 만든 사건을 '당신이 기획한 것 아니냐'고 면전에서 물은 셈이다.
임 실장은 지지 않고 "대표님이 (미투 운동에도) 무사하니 저도 무사해야죠. (혹시) 대표님이 (기획하신 건 아니냐)"며 반격에 나섰고 홍 대표는 "나는 아무 것도 안 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홍 대표는 임 실장이 동석한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을 향해 "대변인님이 너무 세시다"고 한데 대해서도 "이기려하지 말라"고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투와 관련한 농담 잔치는 5당 대표가 모두 모인 후에도 이어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안 전 지사 사태가 무섭다는 홍 대표의 말에 "대한민국 남성들 중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남성을 싸잡아 비판했다.
추 대표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저는 당당하다. 1월 25일부터 말해왔다"고 반박하자 "유 대표는 빼드리겠다. 사모님이 저랑 경북여고 동창이라서"라며 농담으로 대답했다.
농담성격이 짙지만, 유 대표가 혹여 미투 운동 대상이 되더라도 유 대표 부인과 동문이라는 이유로 문제삼지 않고 봐주겠다는 것이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어쨌든 지금 발을 뻗고 잘 수 있는 것은 여자들"이라며 남녀를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하는 듯 한 발언을 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당사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임 실장과의 대화에 대해 "농담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