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막내 황대헌.(자료사진=이한형 기자)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든든한 막내' 황대헌(19·한체대)이 일을 냈다. 최근 한국 대표팀에 대해 비신사적인 발언을 내놓았던 중국 런즈웨이의 콧대를 꺾고 세계선수권대회 500m 금메달을 따냈다.
황대헌은 18일(한국 시각)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40초742를 기록했다. 40초805의 런즈웨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열린 1500m 준결승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황대헌은 1500m 준결승 1조에서 8명 중 5위에 머물러 파이널B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500m에서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다. 500m는 황대헌이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종목. 상승세를 이어 세계선수권에서 기어이 메달 색깔을 바꿨다.
무엇보다 런즈웨이를 제쳐 더욱 통쾌했다. 런즈웨이는 평창올림픽 뒤 자국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남자 5000 계주 결승에서 임효준이 넘어졌을 때"라고 웃으며 답해 물의를 빚었다. 아무리 라이벌이라지만 동료 선수의 불운에 고소해하는 것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었다.
당사자인 임효준(22·한체대)도 설욕을 별렀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임효준은 런즈웨이의 발언을 떠올리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되갚아줄 각오를 다졌다.
다만 임효준은 500m 준준결승에서 런즈웨이에 이어 두 번째로 골인했지만 석연찮은 판정으로 실격을 당해 일단 기회를 잃었다. 물론 1500m에서 임효준은 은메달을 따내 파이널B로 밀린 런즈웨이에 앞섰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황대헌이 대신 선배의 복수를 확실하게 해줬다. 이날 황대헌은 500m 결승까지 승승장구하던 런즈웨이에 뒤져 2위로 달렸지만 마지막 바퀴에서 빈틈을 놓치지 않고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재역전을 노리던 런즈웨이를 잘 막아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500m 금메달로 황대헌은 대회 종합 우승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올 시즌 마지막 국제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는 500m와 1000m, 1500m, 그리고 상위 선수들이 겨루는 3000m 슈퍼파이널까지 4개 개인종목을 합산해 종합 순위를 가린다. 19일 1000m와 함께 세 종목 상위 8명이 나서는 슈퍼파이널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