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찰스 로드(사진 오른쪽)가 26일 전주에서 열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전자랜드와의 최종전에서 브랜든 브라운을 앞에 두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에서만 7시즌을 뛴 베테랑 외국인선수 찰스 로드는 아직까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스타 군단 전주 KCC 유니폼을 입은 2017-2018시즌 정상을 향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크다.
절박한만큼 눈물도 많아졌다.
전주 KCC 구단 관계자는 "로드가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에서 서울 삼성에게 패한 뒤 펑펑 울었다"며 찰스 로드의 눈물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KCC는 접전 끝에 삼성에게 83-88로 졌다. 원주 DB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TV로 지켜본 바로 그 경기다. KCC가 패하면서 DB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됐다.
KCC 관계자는 "로드는 그날 패배로 우승과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의 꿈이 모두 사라졌다고 생각했다"며 "4강 직행을 보장하는 2위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고 하자 정말이냐고 물으며 그제서야 울음을 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KCC는 서울 SK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이자 2위 결정전에서 88-91로 패해 마지막 목표마저 이루지 못했다.
로드는 또 울었다.
팀 동료 하승진은 "로드가 아직 KBL에서 한번도 우승하지 못해서 그런지 우승을 너무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로드가 라커룸에도 안 들어오고 밖에서 펑펑 울었다. 통곡을 하더라. 너무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KCC와 인천 전자랜드의 6강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
패하는 순간 한 시즌이 끝나는 벼랑 끝 승부였다.
차기시즌 외국인선수 신장 제한으로 인해 KBL 구단과의 계약을 장담할 수 없는 로드는 비장한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KBL은 2018-2019시즌부터 장신 외국인선수의 최대 신장을 200cm로 제한했다. 로드의 공식 키는 200.1cm. 다만, 신장 재측정시 200cm 이하를 기록할 여지는 남아있다)
로드의 활약은 압도적이었다.
로드는 27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을 올리며 KCC의 79-64 승리를 이끌었다.
KCC는 이날 경기에서 하승진의 비중을 줄였다. 하승진은 2,3쿼터에 아예 뛰지 않았다. 로드가 골밑의 중심을 맡았다.
로드는 경기 초반 3점슛 2개를 터트려 KCC의 기선 제압에 기여했다. 이후 골밑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다득점을 올렸고 수비에서는 전자랜드의 해결사 브랜든 브라운을 적극적으로 수비했다.
브라운은 상대의 집중 수비에도 25점을 올리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로드는 브라운이 가급적 어려운 자세에서 슛을 던지도록 강요했다. 그 자체로 수비는 성공적이었다.
KCC는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6강을 넘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다음 상대는 2위 결정전에서 로드에게 눈물을 안긴 SK. 로드가 과연 KBL 데뷔 첫 우승을 향한 여정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