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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릴레이] 로스 "힙합이 내 인생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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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힙합릴레이] 로스 "힙합이 내 인생을 바꿨다"

    <힙합 릴레이="">는 2015년 10월부터 연재 중인 시리즈 인터뷰입니다. 35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김효은이 지목한 로스입니다.

    로스(사진=굿라이프크루 제공)

     

    래퍼 로스(Los·본명 문원준)는 솔직한 매력이 특징인 음악을 한다. 올 초 발매된 그의 첫 번째 EP '플레임(Flame)'을 들어보면 느껴지는 부분이다. 미국 LA에서 나고 자라 힙합에 빠지고, 방황의 시간을 보낸 뒤 우여곡절 끝 다시 마이크를 잡은 래퍼이자 두 아의 아버지인 로스. 한국어로 랩을 내뱉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된 탓에 가사가 다소 거칠고 투박한 면이 있지만, 로스의 랩은 그 나름대로 충분한 매력과 희소성이 있고, 가사에는 꾸밈없고 진솔한 이야기가 녹아있다. 지난해 엠넷 '쇼미더머니6'에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로스는 최근 필굿뮤직 산하 굿라이프크루에 새 둥지를 틀고 한국 힙합 팬들에게 본격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한 담금질에 한창이다.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그와 만나 로스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반갑습니다. 소개를 부탁해요. "LA에서 온 래퍼 로스입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계속 음악 작업하고 있고, 얼마 전 두 번째 아들 낳았어요. 이름은 하늘이에요. 첫째 아들 이름은 태양이고요. (미소)."

    ▶한국 활동을 시작하기 전 과거 이야기가 궁금해요. 힙합에 빠지게 된 계기부터 들려주세요. "10살 때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산 CD가 투팍(2pac) 앨범이었어요. 왜 그때 힙합 CD를 골랐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아요. 사촌 누나, 형들이 힙합 음악을 즐겨 들었던 게 영향을 미친 것 같기도 하고...아무튼 그때부터 랩을 연습하기 시작했어요. 중학교부터 랩 가사를 썼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공연을 해봤죠. 아버지가 밴드부 출신이셔서 음악 하는 건 어릴 때부터 익숙했어요."

    ▶어떤 래퍼들의 곡을 즐겨들었나요. "투팍, 스눕독(Snoop Dogg), 비기(The Notorious B.I.G.), 넬리(Nelly) 등의 음악을 좋아했어요."

    ▶LA 힙합씬에서 활동한 걸로 알고 있어요. "매주 일요일 한인 타운에서 모여 프리스타일 랩 배틀 하고, 공연도 하고 하면서 아시안 래퍼들과 콜라보를 많이 했어요. 그때 자주 함께했던 게 덤파운데드, 영코코넛. 플로우식 형도 뉴욕에서 LA로 왔었고요. 그 외에도 진짜 언더그라운드한 래퍼들과 많이 교류했죠."

    ▶활동명 로스(Los)는 로스앤젤레스의 줄임말인가요. "제 인스타그램 아이디에요. 아이디가 'los moonwalker'인데 한동안 음악을 멀리하다 다시 음악을 시작하게 됐을 때 급하게 이름으로 가져다 썼죠. (웃음)."

    ▶왜 음악과 멀어졌던 건가요. "방황의 시기가 좀 있었어요. 그러다가 첫째를 스무 살 때 낳았고 아들을 먹여 살려야 했기에 3년 정도 공사 현장에서 일을 했죠. 허리를 다쳐서 2년 정도 일을 쉬어야 했던 시기도 있었고요. 그때는 무에타이 운동하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재활치료를 받으며 근육을 강화시키는 훈련을 했었죠."

    ▶다시 음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어렸을 때 말썽을 많이 부리고 다녔어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늦게 배웠고, 그렇게 살아가다가 가족이 생기면서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다시 랩을 한 게 꼭 돈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공사 현장에서 일하면서 돈도 많이 벌었고 좋은 차도 있었으니까요. 고민이 많았을 때 중 교회 목사님께서 '너의 실력을 120% 믿고 가라,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는 조언을 해주셨고, 다시 자신감 있게 음악을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죠. 그때가 아마 스물 일 곱 살 때쯤이었을 거예요. (로스는 1987년생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얼굴과 몸 이곳저곳에 새긴 타투에 깊은 의미가 담겨있을 것 같네요. "네 맞아요. 우측 눈썹 위에 새긴 '블레스(bless)'는 제가 축복 받았다는 의미에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일이 있었어요. 친한 친구가 죽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고요. 그럼에도 전 아직 살아 있고, 그것 자체로 축복 받았다는 의미죠. 우측 옆통수에는 아기 천사가 귓속말하는 모습을 새겼어요. 음악하면서 힘든 일도 많지만 좋은 생각을 하자는 의미죠. 반대쪽에는 악마가 얘기하는 모습의 타투가 새겨져 있어요. 살면서 어려운 상황일 때 나쁜 생각도 들잖아요. 그럴 때의 고민을 표현한 거예요.

    또, 왼쪽 팔에는 여동생, 목에는 부모님의 얼굴을 새겼고요. 얼굴에 있는 키스 마크는 와이프의 입술 모양이에요. 하나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무서워하지 말자는 뜻에서 '피어 노 맨 벗 갓(FEAR NO MAN BUT GOD)'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곳도 있고요."

     

    ▶다시 음악을 시작한 뒤 '쇼미더머니6'에 출연해 국내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죠. "솔직히 말해서 '쇼미더머니'가 어떤 방송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어요. 조금 우습게 봤던 거죠. 랩으로 경쟁하는 서바이벌 느낌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고, 래퍼니까 랩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한국말로 랩을 하기 시작한지 3~4개월 정도밖에 안 되었을 때라 어려움이 많기도 했고요. 지금도 어려운 단어는 잘 몰라요. 말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랩을 하는 편인데 앞으로 한국말을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말로도 멋진 랩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최근 싸이커델릭레코즈에서 굿라이프크루로 둥지를 옮겼어요. "많은 일이었지만, 긴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아요. 간단하게 얘기하면 싸이커델릭레코즈를 이끌던 커크 김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고, 서로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죠."

    ▶새 둥지로 굿라이프크루를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굿라이프크루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슈퍼비도 알고 있었고요. 개인적으로 진짜 힙합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영입 제의가 왔을 때 기분 좋게 받아들였죠."

    ▶올 초 첫 EP를 냈죠. 어떤 메시지를 담은 앨범인가요. "전 회사와의 문제로 힘들었을 때부터 작업한 프로젝트에요.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점, 제가 살아오면 느꼈던 점들을 노래로 만들었어요."

    ▶수록곡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려요. 가장 먼저 '교포 랩(Gyopo Rap)'과 해당 곡의 리믹스버전 부터. "아시다시피 저는 LA에서 온 래퍼잖아요. 제 주변 사람들이 말하기로는 한국 힙합팬들은 웨스트 코스트 음악을 많이 듣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웨스트 코스트 비트를 들려드리고 싶어서 곡을 만들었고,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박재범, 제시, G2와 콜라보레이션을 했어요."

    ▶ 3번 트랙 '기타 스트링(Guitar String)'은 어떤 곡인가요. "제 인생을 되돌아 보며 만든 곡이에요. 여러 가지 힘든 일을 겪고난 뒤 지금까지 힙합 음악을 하고 있는 이유가 담겨있기도 하고요."

    ▶ 타이틀곡 '플레임 보이(Flame Boy)'는 어떤 곡인가요.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신경 쓰지 말고, 계획한 대로 추진하라'. 제가 항상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에요. 그 말 그대로 타인의 시선, 질투, 시기를 무시하고 계획한 대로 전진하겠다는 뜻이 담긴 곡입니다."

    ▶ 도끼가 피처링에 참여한 '달라'에 대한 소개도 부탁해요. "온라인상에서는 저에게 악성 댓글을 쓰지만, 막상 만나면 웃는 얼굴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적어도 저는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진 않거든요. 저에게 악성 댓글을 남긴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곡이에요."

    ▶ 마지막으로 '블루 플레임(Blue Flame)'을 소개해주세요. "문신에 대한 이야기에요. 문신 때문에 저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이 있는데 제 인생은 이 문신처럼, 지워지지 않는 특별한 색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번 EP를 통해 많은 래퍼들과 함께 곡 작업을 했고, 앞서 이효리 씨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죠. 앞으로도 콜라보 작업을 자주 할 계획인가요. "사실 당분간은 피처링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해요. 누군가의 유명세를 이용하지 않고 저만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인정받는 게 목표에요."

     

    ▶현재 작업 중인 음악이 궁금해지네요. "제가 하고 싶은 말, 실제로 겪어본 일들을 필터링 없이 가사에 담고 있어요. 저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욕하든 말든 신경 안 쓰고, 자신감 있게 작업하고 있죠. 빠르면 다음 달 정도 새로운 작업물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번외 질문이에요. 온라인상에 첫 번째 싱글 '올 더 웨이 곤(all the way gone)'에서 메킷레인 레코즈를 디스했다는 추측이 돌던데요.
    "사실이 아니에요. 미국에서 '메킷레인(make it rain)'은 돈을 뿌린다는 의미로 쓰여요. '돈을 뿌렸을 때 루피, 나플라는 없었다'는 단순한 워드 플레이였을 뿐 그들을 디스한 게 아니었어요."

    ▶현 시점에서 래퍼 로스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랩은 쉬워서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랩으로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전 앞으로도 그냥 저대로 솔직하게 랩 하고 싶어요. 열심히 음악해서 미국에 살고 있는 가족들을 데리고 오고 싶다는 꿈은 있어요. 또 랩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로스에게 힙합이란. "인생, 그리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

    ▶한국에서 활동 하면서 뿌듯함, 행복감을 느꼈던 순간은."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둘째 아들이 태어났을 때에요. 지난해 12월 12일에 태어나서 이제 세 달쯤 됐죠. 또 무대에 서는 매순간마다 행복감을 느끼고 있어요. 저를 알아보고 같이 사진 찍자고 하시는 분들을 만나거나 음악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는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받을 때에는 아티스트로서 고맙고 힘이 나요."

    ▶그런 의미에서 팬들에게 한 마디. "힘들 때 힘이 되어주어서 고맙고,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더 멋지게 나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인터뷰 주인공을 지목해주세요. "곧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 래퍼 레디를 지목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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