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소(KIEP)가 지원하는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의 예산과 결산 항목이 제각각이어서 주먹구구식 운영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전 통보나 보고 없이 예정에 없던 사업을 끼워 넣어 수억 원을 사용하는가 하면 일부 사업 예산은 통째로 사용하지 않았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USKI의 2016년도 예산집행 내역을 살펴보면 전체 프로그램 비용으로 책정된 6억원 중 4억원을 사용하지 않았다.
미국정치학회(APSA)와의 공동 훈련 프로그램의 예산은 1억2000만원이나 책정됐지만 사용한 금액은 450여만원에 불과했다. 장학금 예산도 총액은 9000만원이었지만 사용액은 5500만원이었다.
졸업생 네트워크 구성과 회의 예산도 1억3000만원에 달했지만 집행금액은 550만원뿐이었다.
반면 '동북아 안보협력'이라는 아웃리치 프로그램은 예정에 없었지만 1억원을 투입했으며 '한국 학회', '한국 정책 좌담회' 등의 프로그램도 신설돼 1000만원이 쓰였다.
SAIS의 내규로 규정된 총액의 15%에 달하는 간접비는 당초 예산에 반영조차 하지 못해 이를 제외한 액수를 예산으로 책정했다가 다른 비용을 줄여 예산과 결산액을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이같은 운영은 2017년에도 지속됐다.
세미나 참여 등을 위한 국내 여비와 식비로 배정된 예산은 1200만원 수준이었지만 실제 지출액은 7000만원이 넘었다. 식비와 택시·버스 등 시내 교통비는 예산의 8배나 되는 4000만원에 달했고 0원으로 책정된 국외 여비로는 3000만원이 사용됐다.
미숙한 예산 편성은 인건비에서도 나타났다. 인력에 미리 지정된 급여를 곱하면 바로 산출될 수 있음에도 정규직 교수의 경우 3000만원이 추가 지출된 반면 한국어 조교수의 연봉은 4600만원이 책정됐지만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USKI 산하의 북한 전문사이트 38노스(38 north)에는 원고료로만 예산보다 3000만원이 더 지급됐으며 이와 별도로 제휴자 기고료로 2300만원이 더 사용됐다.
행사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케이터링 비용의 경우 월례 기자회견과 '2017 글로벌 이코노미 컨퍼런스' 등에서 5000만원 가량 초과 지출됐다. 사무실 비품비, 제본비 등 운영비 예산도 매년 사용액 보다 2배 가까이 과다 책정됐다.
반면 USKI리뷰의 논평이나 논문 예산, '미중 원로 정책 대담', ' 미중 차세대 지도자 정책 대담', '한미 정책 협력 학회' 등의 업무에 배정된 예산 4000만원은 불용됐다.
KIEP 부원장을 지낸 김준동 무역통상실 선임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초 사업계획에 없던 8만 달러짜리 사업을 집행하면서 사전 협의는 물론 사후에도 시의적절한 보고가 없었다"며 "38노스 사업에 치우치는 등 사업의 목적한 바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