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류현진(31·LA 다저스)이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8일 전 시즌 첫 등판과 완전히 달라진 '괴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류현진은 11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인터리그 홈 경기에서 6회까지 삼진 8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안타와 볼넷은 1개씩만 내줬다. 4-0으로 앞선 6회말 타석에서 교체됐다.
팀이 그대로 4-0으로 이기면서 류현진이 승리 투수가 됐다. 투구수 90개의 경제적인 피칭으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7.36에서 2.79로 낮췄다.
시즌 첫 등판의 아쉬움을 훌훌 털었다. 류현진은 지난 3일 애리조나 원정에서 3⅔이닝 5피안타 5볼넷 3실점 2탈삼진을 기록했다. 패전은 면했지만 4회를 채우지 못하면서 승리 요건도 채우지 못했다. 자신감 없이 도망가는 듯한 투구로 볼넷을 양산하다 무너졌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자신있게 던진 빠른 공에는 힘이 있었고, 변화구는 날카롭게 꺾이고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특히 우타자 몸쪽을 공략한 빠른 공과 컷패스트볼, 커브가 맹위를 떨쳤다.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시속 91.9마일(148km)을 찍었지만 자신감이 붙어 위력은 더 컸다.
출발부터 좋았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마커스 시미언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후속 맷 채프먼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3번 타자 제드 라우리와 4번 크리스 데이비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쳤다.
타선도 류현진에게 힘을 실어줬다. 다저스는 1회말 크리스 테일러와 코리 시거의 연속 타자 홈런이 터졌다.
2점의 리드를 안은 류현진은 2회 더 힘을 냈다. 맷 올슨을 제물로 3연속 삼진을 잡은 류현진은 조나단 루크로이, 스티븐 피스코티를 연속 땅볼로 간단하게 잡아냈다.
3회도 류현진의 기세는 이어졌다. 제이크 스몰린스키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낸 류현진은 상대 투수 션 마네아를 땅볼로 요리했다. 시미언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4회 상대 중심 타선과 두 번째 대결에서도 순항했다. 채프먼을 2루 뜬공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라우리를 3루 땅볼로 처리했다. 4번 데이비스는 컷패스트볼을 던져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도 좋았다. 올슨을 1루 땅볼, 루크로이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다만 피스코티에게 던진 커브가 가운데 몰려 중전안타가 됐다. 이날 노히터가 깨진 장면. 그러나 류현진은 스몰린스키의 빗맞은 타구를 유도해 2루수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호수비를 더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도 류현진은 든든했다. 대타 트레이스 톰슨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류현진은 시미언을 컷패스트볼로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채프먼은 힘으로 밀어붙여 포수 파울 뜬공으로 잡아내 선발 투수의 덕목인 6이닝 소화를 마쳤다.
타석에서도 제몫을 다했다. 류현진은 2회말 2사에서 볼넷을 골라내 출루했다. 4회 2사 1루에서는 마네아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다만 후속 공격 불발로 더 진루하지는 못했다.
류현진의 역투와 멀티출루에 자극을 받은 걸까. 1회 이후 잠잠했던 다저스 타선도 응답했다. 6회말 맷 켐프가 바뀐 투수 리암 헨드릭스로부터 중월 솔로포를 날렸고, 코디 벨린저의 우전 안타와 로건 포사이드의 좌선상 2루타로 리드를 4점으로 벌렸다. 이후 류현진 타석이 돌아왔지만 작 피더슨으로 교체됐다.
다저스는 이후 7회 토니 싱그라니, 8회 로스 스트리플링이 이어 던졌다. 9회 1사 1, 2루에서는 마무리 켄리 잰슨이 위기를 막아내 승리를 지키며 류현진의 첫 승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