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박이?' SK 포워드 김민수가 16일 DB와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 승리한 뒤 인터뷰를 마치고 딸 시은 양을 안고 미소를 짓고 있다.(원주=노컷뉴스)
SK 민수가 DB의 민수를 압도했다. 아버지의 힘으로 첫 플레이오프(PO)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딸을 위한 선물, 우승 반지가 눈앞에 다가왔다.
서울 SK 포워드 김민수(36·200cm)는 16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 알토란 10점을 넣으며 98-89 승리를 이끌었다. 2연패 뒤 3연승을 달린 SK는 18년 만의 챔프전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겼다.
이날 경기 전 문경은 SK 감독은 "김민수가 그런 말을 하는 선수가 아닌데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전반 대신 후반에 집중하게 할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아르헨티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김민수는 외국 선수 못지 않은 힘을 자랑한다.
그런 김민수지만 잇딴 격전에 체력이 떨어진 것. SK는 장신 외국인 선수가 정통 센터가 아니다. 정규리그를 호리호리한 애런 헤인즈(199cm)가 뛰었고, 4강 PO부터는 부상 대체 선수 제임스 메이스(200cm)가 뛰지만 외곽을 자주 나간다. 때문에 김민수는 최부경(200cm)과 함께 상대 장신 외인을 맡으며 SK 골밑을 지키고 있다.
그러면서 값진 점수도 올려준다. 김민수는 챔프전 5경기에서 평균 23분36초를 뛰며 7.4점 4.8리바운드 1.2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날도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쿼터 3점슛 1개 포함, 6점을 올려 SK가 승기를 잡는 데 공헌했다.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은 DB 서민수(25·197cm)는 3점에 머물렀다. 3점슛 5개가 모두 빗나갔다. 챔프전 미디어데이에서 두 민수는 양 팀 감독이 꼽은 키플레이어였다. 문경은 감독은 "잠자고 있는 김민수가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후 김민수는 내년 초등학생이 되는 딸 시은 양과 함께 자랑스럽게 인터뷰실로 들어섰다. 김민수는 "사실 체력이 조금 떨어지긴 했다"면서도 "그러나 팀이 원하는 부분, 리바운드나 수비, 슛 등 어떤 것이든 하겠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딸에게 줄 선물이 눈앞에 다가왔다. 김민수는 "10년 프로 생활에서 처음 우승할 기회가 왔다"면서 "우승반지를 받으면 딸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웃었다. 이에 시은 양은 "아빠가 우승할 것 같다"고 힘을 실어줬다. 오붓한 부녀의 정에 김민수는 "아내가 왜 반지를 나에게 안 주느냐고 질투를 하더라"고 귀띔했다.
올 시즌 원주 경기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다. 김민수는 "반드시 홈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6차전에서 끝내 원주로 오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고, 시은 양도 "우리 체육관에서 우승하는 게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