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버튼이 필요해' DB 디온테 버튼은 1, 2차전 평균 38.5점의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16일 5차전에서는 28점으로 살짝 아쉬움을 남겼다.(자료사진=KBL)
프로농구 원주 DB를 뜨겁게 달구는 '승리의 버튼'이 힘차게 눌리지 않았다. 홈에서 유독 강했던 디온테 버튼(24·92.6cm)이었지만 기대에 살짝 못 미쳤다.
버튼은 16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 양 팀 최다 28점 4블록슛 3가로채기를 기록했다. 그러나 팀의 89-98 패배를 막지 못했다.
물론 이날 SK의 외곽슛이 워낙 폭발하긴 했다. SK는 3쿼터에만 역대 플레이오프(PO) 한 쿼터 최다인 8개의 3점슛을 터뜨렸다. 테리코 화이트와 이현석이 2개씩, 최준용과 안영준, 김민수, 제임스 메이스도 1개를 꽂아넣었다.
버튼도 3쿼터에만 화이트와 같은 양 팀 최다 10점을 넣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3쿼터까지 16점 차로 뒤진 DB는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4쿼터 DB는 두경민이 3점슛 4개를 모두 성공시키는 등 16점을 터뜨렸다. 그러나 버튼이 4점에 머물렀다. 3점슛 2개가 모두 빗나가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버튼은 홈에서 열린 챔프전 1, 2차전에서 대폭발했다. 1차전에서 양 팀 최다 38점 14리바운드, 2차전에서도 양 팀 최다 3점슛 6개에 39점을 쏟아부었다. 특히 승부처였던 후반에만 각각 27점, 28점을 넣었다.
때문에 이상범 DB 감독도 5차전에서 버튼의 득점력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밝힐 수는 없지만 버튼이 홈에서 강한 이유가 있다"면서 "3, 4차전 원정에서는 도움에 더 신경을 썼지만 5차전에선 해줄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5차전에서 버튼은 살짝 아쉬웠다. 물론 28점 나름 역할을 했지만 1, 2차전과 비교하면 10점 정도 처졌다. 특히 승부처였던 3쿼터 득점이 절반으로 줄었다. 전, 후반 모두 같은 14점으로 임팩트가 적었다.
DB 디온테 버튼(왼쪽부터)이 16일 SK와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 김민수, 최원혁의 겹수비 속에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원주=KBL)
상대 최원혁(183cm)의 찰거머리 수비가 효과를 본 모양새다. 탄탄한 몸매의 최원혁은 이날 전반 버튼을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괴롭혔다. 버튼은 최원혁을 따돌리느라 애를 먹었고, 2쿼터 수비 도중 거친 언행과 과격한 제스처를 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기도 했다.
복싱의 보디 블로처럼 잔잔한 타격이 쌓인 걸까. 버튼은 1, 2차전 만큼의 폭발력은 보이지 못했다. 물론 시리즈를 치르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컸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경은 SK 감독은 "최원혁의 수비가 도움이 됐다"면서 "앞으로 파울 관리를 해야 할 정도"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DB에 버튼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버튼의 전방위적 활약에 DB는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3점슛은 물론 강력한 덩크, 절묘한 패스로 팀을 이끄는 버튼은 DB를 일깨우는 가장 커다란 요인이다.
현재 DB는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정규리그 MVP 두경민과 윤호영이 무릎 통증이 있고, 정신적 지주 김주성도 발목이 좋지 않다. 쏠쏠한 역할을 해주던 김현호도 5차전에서 골반 부상을 입어 6차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로드 벤슨도 체력적인 한계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버튼의 분전과 각성이 필요하다. 과연 버튼이 다시 한번 DB를 일깨울 승리의 버튼을 누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