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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1년 만의 컴백…솔리드는 여전히 'in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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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21년 만의 컴백…솔리드는 여전히 'ing'입니다"

    솔리드. 왼쪽부터 정재윤, 김조한, 이준

     

    솔로 뮤지션, 프로듀서, 사업가로 각자의 길을 걷던 김조한, 정재윤, 이준. 세 남자가 다시 '솔리드(Solid)'라는 이름으로 한 무대에 섰다.

    1993년부터 1997년까지 4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해 '이 밤의 끝을 잡고', '나만의 친구', '넌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천생연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고, 약 4백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이들은 활동을 중단한지 21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인 타운에서 함께 자란 세 사람은 팀이 해체한 뒤에도 우정을 유지해왔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솔리드 컴백 프로젝트'를 가동, 긴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달 새 앨범 '인투 더 라이트(into the Light)'를 냈다.

    어느새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세 멤버는 여전히 세련되고 트렌디한 음악들로 앨범을 채워 녹슬지 않은 저력을 보여줬고, 동시에 히트곡 '천생연분'을 두 가지 버전으로 재편곡해 오랜 시간 자신들을 기다려준 팬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아직 실감이 잘 안 나네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 프리미엄라운지에서 만난 솔리드 멤버들의 말이다. 멤버들은 "오랜만에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어론 인터뷰를 하게 돼 어색하다"면서도 "팬들에게 새 앨범을 들려드릴 수 있게 돼 기쁘고 뿌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리드는 현재 진행형 그룹"이라며 "멤버들 모두 여전히 음악 열정이 넘친다. 앞으로도 계속 팬들을 위해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근황이 궁금해요.
    정재윤="앨범을 내고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어요. 사실 컴백 직후에는 어떻게 활동해야할지 잘 몰랐어요. 지금은 슬슬 방향성을 잡아가는 중이애요. 21년간의 공백 기간이 있었기에 활동하면서 그동안 있었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어요"
    김조한="저희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뭐든 좋아요. 계속 미팅 하면서 출연을 논의 중이에요"

    ▶오랜만에 활동해보니 기분이 어떤가요.
    이준="처음에는 정말 어색했어요. 이제 약간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어제는 사인회 겸 팬미팅을 했는데 객석에 앉아계신 분들과 대화하는게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오랫동안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서 살고 있다가 갑자기 '오빠'하면서 부르는 분들을 보니...(웃음). 아직 연예인 생활에 적응이 안 됐나 봐요"
    김조한="'21년 기다리다가 아이 낳았어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계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예전에 봤던 팬 분들의 얼굴 다시 보게 되어 너무 좋고 매순간 소중한 추억을 쌓는 느낌이에요"

    ▶21년 만에 다시 뭉쳤는데 세 분의 호흡은 잘 맞던가요.
    김조한="재결합을 재작년부터 생각했어요.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작년이고요. 전 개인적으로 정재윤 씨가 만든 곡을 너무 부르고 싶었어요. 해외에서 프로듀서로 계속 활동하고 있었으니까 뭔가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오랜만인데 호흡이 잘 맞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어요. 그런데 첫 곡을 녹음할 때 '역시' '이 느낌이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죠. (미소)"

    ▶과거 활동할 때와 비교해 방송국 환경도 많이 달라졌죠?
    정제윤="오랜만에 프로듀서가 아닌 아티스트로 돌아와서 실감이 안 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21년 전에 뵈었던 PD님들이 아직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이 편했어요. 완전히 다른 분위기 일 줄 알았는데 익숙한 분위기여서 편했고요"

    이준="저도 마찬가지에요. 오랜만에 본 PD님들이 많아서 반가웠어요"
    김조한="달라진 건 목동이 아닌 일산에서 일정이 많다는 점? 방송국 위치도 바뀌고 디지털미디어시티라는 곳도 생기고...방송 환경이 좋아져서 K팝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 같기도 해요"

    ▶공백기 동안 솔리드가 가장 그리웠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김조한="솔리드의 노래를 혼자 부를 때요. 처음 '이 밤의 끝을 잡고'를 혼자 시도해봤을 때 애를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나요. 이준 씨 랩이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따라 해보려니 잘 안 되더라고요. 그 뒤로는 2절을 편집해서 불렀어요. '나만의 친구'도 마찬가지였고요. 랩을 해본 적이 없으니 힘들었죠. 그럴 때마다 솔리드가 생각나고 그리웠어요"

     

    ▶요즘 10대들에게는 낯선 그룹이 된 게 사실이에요.
    정재윤="곡을 만들 때마다 열여섯 살인 딸에게 체크를 해봐요. 이번 곡은 듣고 좋다고 해주더라고요. 앞으로 어느 정도 저희들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어린 친구들도 이해할 수 있는 대중 음악을 만들려고 해요"

    이준="저희 딸은 제가 연예인인 걸 몰랐어요. 알고 난 뒤에도 관심이 별로 없어요. 얼마 전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다운받아서 가족들과 봤는데 '재미없다'면서 헤드폰을 끼고 다른 걸 하더라고요. 아들의 반응도 비슷했어요. 한국에선 연예인 되는 게 많은 분들의 꿈인데 미국에서는 그만큼은 아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딸은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고 아들은 우주인이 되고 싶다고 해요. 그래서 재미없어 하나 봐요"

    ▶이준 씨는 외모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이준="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많이 부담스러워요. (미소).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안 변했을 리가 없잖아요. 컴백 전 그런 부분에 대해 걱정하기도 했어요. 팬들이 실망하면 어쩌나 싶었죠. 하지만 음악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뒤로하고 컴백을 결심했어요"

    ▶새 앨범을 발매한지 한 달여가 지났어요. 성적은 만족스러우신가요.
    정재윤="기존 시스템에서 살짝 벗어난 시도를 많이 했어요. 업계 관게자 분들은 '1, 2주 안에 승부를 봐야한다'는 말을 하시던데 저희는 장기적으로 보고 있죠. 다행히 음악 평론가 분들이 21년 만에 나왔는데 아직도 한 발 앞서있고 감각이 있다는 평가를 해주시더라고요. 반응 긍정적이라 기분이 좋았죠.

    ▶컴백 후 뿌듯함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김조한="집에만 있어야 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은 분이 계셨는데 컴백 쇼케이스에 와주셨어요. '오빠들 보러 왔다'고, '덕분에 몸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 마음이 찡하더라고요. 너무 기쁘고 뿌듯한 순간이기도 했고요"

    이준="음악채널 엠넷과 컴백 기념 다큐멘터리를 찍었어요. 그때 과거 살던 곳 아래층 삼겹살집에서 매일 같이 13인분을 시켜먹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얼마 전 어떤 팬분께서 13인분의 삼겹살을 포장해서 방송국에 가지고 오셨어요. 알고 보니 고기 관련 회사에 다니신다고...덕분에 아주 맛있게 잘 먹었어요.(웃음)"

    정재윤="'솔리드가 컴백해서 살 맛 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힘이 나요. 팬들에게 긍정적인 힘을 줄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쁘고 좋아요"

    ▶공백기 동안 눈여겨 본 후배 가수가 있나요.
    정재윤="개인적으로 딘을 좋아해요. 요즘 스타일 알앤비를 하고 있잖아요. 센스도 있고, 앞서 가 있는 친구 같아요"
    이준="전 헤이즈가 좋아요. 한국 텔레비전을 안 봐서 잘 모랐는데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됐어요. 생긴 것도 독특하고 멋지고, 무엇보다 목소리를 들어보면 헤이즈라는 걸 딱 알 수 있겠더라고요. 그게 특이해서 일하면서 반복 재생하며 들었어요"
    김조한="그동안 보컬 트레이너로서 후배들을 많이 도와줬는데 다들 잘 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너무 좋고요. 그 중 앞서 얘기한 딘은 제가 직접 가르치지는 않았지만 잘하는 것 같고 요즘 느낌이라 좋아요. 자이언티도 좋고요"

    ▶트렌디한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요.
    정재윤="솔리드 해체 이후 프로듀서로 활동을 계속 했고, 또 대부분 10대들의 앨범의 프로듀싱했기에 감각이 살아있어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색깔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드리려고 해요"

    ▶5월 콘서트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김조한="1996에 마지막 공연을 열었어요. 당시 저희는 새로운 음악을 보여드리자는 생각이 컸는데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솔리드는 지금도 여전히 'ing'니까, 새로우면서도 예전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공연을 준비 중이죠. 지금까지 무대에서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한 곡들도 선보일 예정이고요. 어떤 곡을 듣고 싶어 하는지 팬들에게 틈틈이 물어보고 있어요"

     

    ▶앞으로도 솔리드의 음악을 계속해서 들을 수 있는 건가요.
    이준="이번 앨범을 회사 없이 저희끼리 셀프로 제작했는데 너무 편하더라고요. 계약에 묶여있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한 게 아니고 그냥 우리가 편할 때마다 자유롭게 작업했으니까요. 이렇게 음악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많이들 물어보시는 게 다음 앨범은 언제 나오냐인데, 저희도 사실 몰라요. 앞으로도 편하게 서로 '시간 있니' '한 번 해보자' 이런 식으로 계속 할 것 같아요"

    정재윤="아직 세 명 모두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게 많이 남아있어요. 앞으로도 아이디어가 생기면 또 작업을 하고 곡을 낼 겁니다"

    김조한="대한민국에 알앤비(R&B)를 처음 소개한 그룹이라고 많이 소개되는데 사실 솔리드는 알앤비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많이 했어요. 타이틀곡은 대부분 알앤비나 발라드였지만 '천생연분'이라는 댄스곡도 있었잖아요. 그대서 앞으로가 더 기대돼요. 여러 가지 장르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정재윤="5월에 국내에서 공연을 연 뒤 해외에서도 공연을 열 계획이에요. '예쁘게 지켜봐주세요'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많은 것 같고...(웃음).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최대한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이준="리스너, 팬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아티스트, 가수가 되고 싶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김조한="멋진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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