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파문으로 지난해를 통째로 날렸던 피츠버그 강정호(왼쪽)는 27일(한국 시각) 극적으로 미국 취업 비자가 발급돼 구단 복귀의 길이 열렸다. LA 다저스 류현진과 올 시즌 맞대결이 성사될지 관심이다.(사진=노컷뉴스DB)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로 복귀하게 된 강정호(31). 음주 파문으로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미국 취업 비자가 발급돼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동갑내기 친구 류현진(LA 다저스)과 첫 맞대결이 성사될지 관심이다.
피츠버그 구단은 27일(한국 시각) 강정호가 취업 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 다시 입국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6년 12월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법원으로부터 유죄(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를 선고받은 강정호는 앞선 두 차례 음주 운전 전력까지 미국 대사관에서 비자 발급이 거절돼 지난해 MLB에서 뛰지 못했다.
취업 비자가 나왔지만 당장 팀에 복귀하기는 어렵다. 일단 강정호는 MLB 노사 협의로 마련된 음주운전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또 1년 이상 실전 공백이 있는 만큼 훈련과 마이너리그 경기 등을 통해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 강정호는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MLB에서 기량을 검증받은 만큼 복귀는 시간 문제다. 얼마나 강정호가 실전 감각을 빨리 찾느냐에 따라 달렸다. 강정호는 2015년 데뷔 시즌 126경기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의 성적을 냈다.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 3위에 올랐다.
2016년에도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고 제몫을 해냈다. 강정호는 2015년 9월 수비 도중 상대 선수의 과격한 태클에 무릎을 다쳐 수술과 재활을 거쳤다. 그럼에도 103경기 타율 2할5푼5리 21홈런 62타점으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강정호.(사진=노컷뉴스DB)
이런 가운데 류현진과 우정의 대결이 펼쳐질지 관심이다. 강정호가 MLB로 진출한 2015년 류현진은 공교롭게도 어깨 부상을 당해 거의 2년 동안을 재활에만 매진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부상 복귀 풀타임 시즌을 치렀지만 이번에는 강정호가 음주 파문으로 MLB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강정호의 MLB 진출 3년 만에 류현진과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생겼다. 류현진은 올 시즌 확실한 부활을 알리며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22일 워싱턴과 홈 경기에서 4년 만의 3연승을 달리며 평균자책점(ERA)도 1.99로 낮췄다.
두 팀의 올 시즌 맞대결은 두 차례 예정돼 있다. 오는 6월 6~8일(한국 시각)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7월 3~5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각각 3연전을 펼친다.
첫 대결까지는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있다. 물론 강정호가 1년 이상의 공백을 극복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 그러나 노력 여하에 따라 빠르게 컨디션과 기량을 회복할 수도 있다. 적어도 7월 초 대결 전까지는 돌아와야 올 시즌 뭐라도 보여줄 수 있다.
다만 피츠버그는 현재 강정호의 자리인 3루수에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생겼다. 지난해까지 휴스턴에서 뛴 콜린 모란(25)이다. 피츠버그가 에이스 게릿 콜을 내주고 데려온 선수다. 우투좌타인 모란은 2016년 MLB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16경기만 뛰었고, 올해는 22경기 타율 2할9푼6리 2홈런 12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모란은 경험이 부족하다. 올해가 첫 풀타임 시즌이다. 시즌 중후반까지도 성적을 유지할지 미지수다. 강정호가 2015, 2016년 모습을 보여준다면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강정호는 유격수 등 다른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다.
강정호는 KBO 리그에서는 류현진과 여러 차례 맞붙었다. 통산 맞대결에서 34타수 6안타(타율 1할7푼6리), 1홈런, 2타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류현진이 MLB로 진출하기 마지막 시즌인 2012년 10타수 3안타 1홈런을 기록했다. 때문에 2015년 당시 둘의 MLB 맞대결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지만 류현진의 부상으로 성사되진 않았다.
결국 친구인 둘의 맞대결은 강정호가 얼마나 빨리 기량을 회복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물론 류현진의 선발 로테이션도 변수가 되지만 일단은 강정호가 빅리그 로스터에 올라와야 대결이 이뤄질 수 있다. 과연 올 시즌 강정호와 류현진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