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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은 법률 효력…이번엔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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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은 법률 효력…이번엔 성공할까

    정부·여당 "제도화 위해 국회 동의 필요", 홍준표 "정치적 선언일뿐"

    (자료사진=윤창원 기자)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국회 비준을 놓고 정치권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회 비준 동의는 국가 운영의 한축인 국회가 이에 동의하고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갖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의 국회 동의 시기와 관련해 북·미 정상회담까지 지켜본 뒤에 하자고 속도조절에 나서면서도 국회 동의 대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했다.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따르면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남북합의서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 비준 동의를 거칠 경우 '판문점 선언'은 법률에 준하는 효력을 갖게 된다. 판문점 선언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고, 추후 필요한 예산 확보나 법률의 재개정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여당은 정권교체와는 무관하게 남북 합의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국회 동의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여권은 판문점 선언이 중간에 좌절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실천될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30일 조명균 통일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정치적 합의 넘어서 제도화되기 위해서는 국회 비준이 있어야해 한다"며 국회비준 필요성을 주장했다. 우원식 원내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판문점 선언이 불가역적이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제반요건을 마련하겠다"며 "필요하다면 국회 비준 절차도 밟겠다"며 적극 지원 의사를 밝혔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은 저서에서 2007년 정상회담에 대해 "정권이 바뀌면서 정상 간 소중한 합의가 내팽개쳐지고 말았다"면서 정상회담 합의에 대해 국회비준 동의를 받아 두는게 좋겠다고 회고했다.

    2000년 1차 정상회담에서 나온 '6.15 선언'과 2007년 2차 정상회담의 '10.4' 선언은 모두 국회 비준 동의를 거치지 않았고, 정권이 바뀌면서 정상회담 합의의 지속성이 유지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준비위회의에서도 "이번에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나오면 앞선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기본 사항을 담아 국회비준을 받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하는 등 국회 비준에 대한 생각이 강하다.

    일각에서는 판문점 선언의 내용이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이라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회의 비준 동의가 필수적이지는 않다고 보는 해석도 있다.

    학계에서도 국회 동의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국민대 법과대학 정철 교수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철도 연결 사업과 낙후된 도로 건설 등의 사회간접자본 사업 등이 포함돼 있고, 재정적 부담이 예상되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선택 교수는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판문점 선언은 추상적이고, 어느 정도 부담이 예상되는지나 부담의 주체도 명시돼 있지 않다"며 "원칙적이고 추상적인 선언을 할 경우에는 동의 안 받아도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 동의 절차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116석의 한국당이 반대하는 경우,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에 난관이 예상된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당장 남북정상회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약의 성격을 가지려면 국가에 재정적 부담을 지게 하는 국가간 약속이 비준의 대상이다. 남북의 정치적 선언을 비준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하지만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을 비롯해 보수 야당인 바른비래당도 판문점 선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처리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다만 당장보다는 북·미회담 이후로 시기는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남북관계 발전법이 정한 남북합의 체결 비준 공포 절차를 조속히 밟아주기 바란다"면서도 "국회 동의여부가 또다시 새로운 정쟁거리 되는 것 바람직하지 않다. 북미회담 일정 감안하면서 국회 초당적 지지 받도록 잘 협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도 "미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고 그때 거론할 일"이라며 "비핵화가 과연 제대로 가는지 봐야 한다. 지금 비준을 이야기하는 건 논점을 흐리고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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