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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판문점을 선호하는 치명적인 3가지 이유

통일/북한

    트럼프가 판문점을 선호하는 치명적인 3가지 이유

    (그래픽=노컷뉴스)

     

    예상했던 대로다.

    '세기의 장면'으로 기록될 북미 정상회담 장소 논란이 돌고 돌아 지구상 분단과 대결의 마지막 상징인 '판문점'에 당도했다.

    판문점은 회담장소로 일찍부터 배제된 것으로 미 언론은 전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싱가폴이나 몽골, 스웨덴 같은 제 3국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알렸다.

    워싱턴 시각에서 보면 자명한 조치이다. 미국이 '평양'을 원치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럴리 없겠지만, 만에 하나 평양에서 '일'이 잘못된다면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 참모들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해뒀을 것이다.

    외교 고위소식통은 "'뭐가 잘 안됐다' 그럴 경우 평양에서 나오는 모습이 굉장히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박차고 나오는 모습이... 그렇게 되면 미국 언론에선 트럼프가 김정은 한테 '뺨'을 맞았다고 할겁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이단아'라 해도 명색이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다.

    펜스 미 부통령을 보라. 평창에 와서도 "평창의 주인공이 김여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평양에서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자연스럽게 악수하는 모습을 관용할 수 있을까.

    판문점도 그 연장선상이다. 미국 강경파는 판문점을 '평양의 현관'쯤으로 볼 것이다. 더욱이 한국에 '떡'을 주고싶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21일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연속개최 자체가 세계사적인 일이다"라며 "진전 상황에 따라서는 '남북미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깜짝 놀래켰다.

    당시 청와대는 부인했지만, 아무리 맥락을 따져봐도 문 대통령 발언은 '판문점'을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염두해 둔 것이었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는 말이 있다. 연중 일정이 꽉찬 미국 대통령과 남북미 3자회담을 따로 잡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지만 복잡하다.

    문 대통령 '의중'이 현실이 된걸까. 트럼프 대통령이 드디어 "의견을 구한다(just asking)"는 명목으로 '판문점'을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물었다. 왜일까?

    남북 정상회담일인 2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내외신 취재진 3000여명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화면으로 지켜보며 속보를 전 세계에 타전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 '평화의 사도'가 돼 노벨상을 받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고민하는 첫번째 이유는 '대잔치(Great Celebration)'에 대한 욕구때문이다. 대잔치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거다.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얻어야 할 첫번 째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이다. 그러나 '비핵화 문제'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시키는 것과 '동전의 양면'으로 맞닿아 있다.

    분단과 대결, 상처와 비운의 냉전 현장인 '판문점'서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지난 70년간의 군사적 대립을 종식시키는 '대잔치'를 트럼프는 놓칠 수 없다.

    대잔치를 통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평화의 사도'가 된다면 그보다 더 큰 이익이 어디 있겠는가.

    두번째 이유는 노벨상에 대한 욕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위대한 역사적 여정을 만드는 일이 그의 손 안에 들어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냉전의 마지막 전선인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없애고 '평화와 안전'을 전 세계에 선사하는 '치명적 유혹'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노벨상을 트럼프에게 줘야 한다고 덕담을 건넸고, 우연히 선거유세에서도 미국 유권자들이 '노벨, 노벨'을 연호하고 있다. 그의 표정을 보면 얼마나 고무돼 있는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북한 핵만을 없애는 것만으로는(논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지만) 노벨상을 받기 어렵다. 노벨상은 반드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가 결부될때만 가능하다.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장소가 '판문점'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도보다리 효과' 전 세계 각인

    마지막 세번 째 이유는 남북정상회담의 '도보다리 효과(Foot bridge Effect)'이다.

    판문점 남쪽 군사분계선 '도보다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40분 단독 밀담'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이는 국내외적으로 북한에 대한 기존 관념을 완전히 탈바꿈시켜 놓고 있다.

    도보다리 생중계는 국내적으로는 평창올림픽 단일팀 구성때 드러났던 '반북정서'를 놀랍도록 반전시키고 있다.

    또 문 대통령과 단 둘이 얼굴을 맞대고 토론하고 경청하는 모습은 김 위원장을 '공포의 지도자'에서 서방국가처럼 '정상적 지도자'로 이미지 변신을 확인 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정상회담 장소로 꺼낸 것은 '4.27 남북 정상회담' 직후이다.

    그는 '도보다리 효과'를 의식하고 있다. 분단의 철선에서 전 세계 생중계로 '극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은 욕구가 충만해진 것이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한반도에 핵을 없애고 평화를 가져다 주었다"는 '찬사'를 독차지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의 욕구와 욕망이 꺼지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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