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돌아왔다' KIA 안치홍은 지난달 18일 손가락 미세골절상 이후 1일부터 시작된 롯데와 원정 3연전부터 복귀했다. 2일 결승포를 포함해 2안타 3타점 맹활약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부산=KIA)
KIA 내야수 안치홍(28)의 실전 감각 회복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부상 복귀 후 2경기 만에 홈런포를 가동했고, 그게 결승타였으며 쐐기타까지 날렸다.
안치홍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롯데와 홈 경기에 6번 타자 2루수로 나와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KIA의 12-6 승리에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안치홍은 5-5로 맞선 5회 선두 타자로 나와 결승포를 터뜨렸다. 롯데 2번째 투수 구승민의 5구째 시속 134km 슬라이더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6-5로 달아나는 짜릿한 솔로 아치였다. 전날 1군 경기에 복귀한 이후 이틀 만에 맛본 시즌 7호포였다.
사실상 승부를 가른 한 방도 안치홍이 때려냈다. 6-5로 불안하게 앞선 6회 무사 만루에서 안치홍은 2타점 우전 적시타로 리드를 8-5까지 벌렸다. 안치홍은 후속 김민식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쐐기 득점까지 기록했다. 이후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볼넷을 골라내 마지막 득점의 징검다리도 놨다 .
안치홍의 맹활약에 KIA는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 7위까지 떨어진 순위도 6위(14승16패)로 끌어올렸다. 5위 kt(15승17패)와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뒤진다.
경기 후 안치홍은 일단 "연패를 끊은 게 제일 기분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3타점을 올렸음에도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찬스가 5번이나 왔는데 볼넷 1번 빼고 네 번 중에 1번밖에 살리지 못해 아쉽기도 한 경기인 것 같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날 안치홍은 1-0으로 앞선 1회 2사 1, 2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1-2로 뒤진 3회 2사 2, 3루에서도 2루 뜬공에 그쳤다. 6회 무사 만루에서 적시타를 때려낸 안치홍은 10-5로 앞선 7회 2사 1, 2루에서 좌익수 뜬공을 쳤다. 9회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래서 5회 결승 홈런이 나올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안치홍은 "(홈런이 나온 5회) 전에 두 타석 모두 찬스에서 못 살린 거에 아쉬움이 많았다"면서 "그래서 더 오히려 집중해서 타석에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최강 키스톤 콤비 재가동?' KIA 2루수 안치홍(왼쪽)이 2일 롯데와 원정에서 8회 신본기의 땅볼을 잡은 유격수 김선빈에게 토스를 받아 포스 아웃을 만든 뒤 1루로 송구해 병살타를 완성하고 있다.(부산=KIA)
맹타를 휘둘렀지만 아직 정상 궤도는 아니라는 자체 분석이다. 안치홍은 "개인적으로 몇 경기 해야 (감이) 올라올 거라 생각했는데 좀 집중했던 타석이어서 (홈런을 친) 그때 느낌이 왔다"면서 "그러나 아직 완전하지 않은데 70% 정도 볼이 보이는 것 같고 앞으로 경기하면서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안치홍은 사실 올 시즌 맹활약하다 불의의 부상으로 한동안 빠져 있었다. 지난달 18일 LG전 도중 상대 투구에 손가락 미세골절상을 입었다. 당시 팀 내 최고 타율(3할7푼3리)과 홈런(6개)을 날린 안치홍이었기에 공백은 컸다. 이후 KIA는 3승6패로 허덕였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안치홍은 "내 잘못으로 다친 건 아니지만 팀에 미안한 게 많았다"면서 "팀이 잘 되든 못 되든 함께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 "경기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빨리 합류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부상이 길지 않았다. 안치홍은 "부상이 장가화해서 한 달 정도 됐으면 2군에서 타격감을 찾고 올라온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면서 "그래도 12일 정도니까 경기를 하면서 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코치진과 얘기해서 빨리 1군에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미안했던 만큼 반격을 이끌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다. 안치홍은 "안 좋을 때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많이 노력했는데 계속 안 되다 보니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다운이 됐다"면서 "지금은 활발하고 자신있게 치자 이렇게만 얘기하고 있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나와 팀 모두 이번 달부터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부상 복귀까지 길지 않았지만 안치홍은 더욱 성장해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