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주 배경이 될 개성공단의 풍경. (사진=통일부 제공)
영화 '관상', '궁합' 등을 제작한 주피터필름이 남북합작영화 '숙제'(가제) 제작을 준비 중이다.
'숙제'는 우연히 북한 어린이의 숙제를 발견하게 된 남한 어린이가 그 숙제를 대신 해주며 남북한 사이에 놓인 '통일'이라는 숙제를 다시 돌아보는 휴먼 드라마다.
남북한의 긴장 관계를 그려왔던 기존 영화들과 달리, 어린이들의 교류를 통해 따뜻한 시각으로 남북 관계에 접근할 예정이다. 이데올로기 논쟁을 떠나 남북한의 가족이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주피터필름 측은 "이미 3년 전에 완성된 시나리오였는데, 당시 (남북 관계가) 이 시나리오를 영화화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투자 가능성조차 불확실해서 시작을 못했다"면서 "올해 하반기에 크랭크인 할 목표로 최종 시나리오를 수정 중이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남북한 문화교류에 대한 전망 또한 밝아진 상황.
영화 분야에서는 오는 9월 평양영화축전에 남한 영화인들이 참여하는 방안이나, 내년 한국 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남북 교류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피터필름은 북한 현지 로케 촬영, 북한 배우 캐스팅 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주피터필름 측은 "실제로 남북 관계가 좋았던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촬영을 진행한 콘텐츠들이 있었기 때문에 조율만 잘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서 "강원도에 세트장을 짓는 게 아니라 영화의 주무대인 개성 현지에서 로케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화 속 북한 주인공들 역시 북한 배우를 캐스팅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막 재개된 남북한 문화교류의 바람을 타고, 2007년 '황진이' 이후 11년 만에 남북합작영화가 탄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