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일본과 4강전을 마친 뒤 기념촬영에 나선 모습.(사진=대한탁구협회)
한국 탁구가 사상 첫 북한 평양오픈 출전을 사실상 확정하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구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창익 대한탁구협회 전무는 10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국제탁구연맹(ITTF)을 통해 북한탁구협회에 오는 6월 열리는 평양오픈 초청장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면서 "초청장이 오는 14일 이전에 오면 통일부와 협의를 거쳐 출전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이 평양오픈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에서 OK 사인을 주면 출전 명단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평양오픈 출전 명단 제출 시한이 14일이다.
협회는 이미 이달 초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ITTF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 기간 평양오픈 출전과 관련해 북한과 교감이 형성됐다. 당시 협회는 여자 단체전 8강전 남북 대결을 앞두고 전격 단일팀을 구성했다. 세계선수권 남북 단일팀은 1991년 지바 대회 이후 27년 만이다.
이후 단일팀은 힘을 합쳐 일본과 4강전에 나섰다. 비록 결승행은 무산됐지만 동메달을 따내며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박 전무는 "지금 분위기면 정부에서 반대를 할 리는 없다"면서 "선수들도 북한 선수들과 워낙 가깝게 지내 평양오픈 출전을 반기고 있다"고 밝혔다. 평양오픈은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평양오픈에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나선다. 남자부는 정영식, 장우진(이상 미래에셋대우), 이상수, 김동현(이상 국군체육부대), 임종훈(KGC인삼공사)이, 여자부는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양하은(대한항공), 서효원(한국마사회), 김지호, 최효주(이상 삼성생명)가 출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협회는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도 추진한다. 관건은 현 대표팀 선수들이 단일팀 구성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무는 "단일팀의 최우선 조건은 대표팀 코치진과 선수들의 동의"라면서 "세계선수권 당시 선수들이 워낙 북한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아시안게임 엔트리 확대를 통해 현 대표팀이 탈락하는 등의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안게임 탁구는 남녀 단식과 남녀 단체전, 혼합복식 등 5개 종목이 펼쳐진다. 단식은 국가별로 남녀 각 2명, 혼합복식은 2개 조가 참가하고 단체전은 5명이 출전한다. 일단 협회는 단일팀이 구성되면 단체전은 남북한 5명씩 10명, 남녀 단식은 2명씩 4명, 혼합복식은 2개 조씩 4개 조 출전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ITTF, 아시아탁구연합(ATTU)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 박 전무는 "이 부분은 정부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단일팀이라도 2개 국가 출전 명단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