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맡아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김학범 감독은 최종명단 발탁을 앞두고 대회가 열리는 인도네시아로 전지훈련을 떠나 마지막 선택의 순간을 준비한다.(사진=대한축구협회)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리는 ‘김학범호’가 과감히 적진으로 들어가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인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28일부터 약 한 달의 일정으로 소집훈련을 시작했다. 선수들이 먼저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시작했고 김학범 감독은 19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출전한 프랑스 툴롱컵을 현지에서 지켜본 뒤 30일 귀국해 곧바로 U-23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번 소집은 사실상 최종명단 발탁을 앞둔 ‘김학범호’의 마지막 시험대다. 김학범 감독은 약 한 달간 선수들을 밀접하게 지켜보고 실전 테스트를 치러 최정예 대표팀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지난 3월 갑작스레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은 1차 훈련에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 없이 순수 K리거 29명을 소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백승호(페랄라다), 서영재(함부르크), 이진현(오스트리아빈)까지 3명의 해외파를 포함한 25명을 소집했다.
단순히 소집 인원만 줄어들지 않았다. 수비수 황현수(서울)와 이시영(성남), 미드필더 이동경(울산), 김현욱(제주), 이승모(포항)가 가세하며 약 10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사실상 이들 가운데 20명의 최종명단이 결정된다. 3명의 와일드카드를 제외하면 17명만이 살아남는다.
김학범 감독은 3명의 와일드카드 가운데 한 자리를 손흥민으로 확정했다. 덕분에 오는 8월 열릴 아시안게임은 지난 온두라스전의 공격진을 구성했던 이승우와 황희찬, 손흥민(왼쪽부터)의 조합도 가능할 전망이다.(사진=대한축구협회)
30일 파주NFC에서 만난 김학범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를 뽑았다”면서 “(최종명단은) 거의 90% 이상 이 선수들 가운데 뽑힐 것이다. 여기에 대표팀에 가 있는 선수나 와일드카드가 더해진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이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은 단순한 국제대회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만큼 선수 선발이 상당히 예민하다. 이 때문에 김학범 감독은 철저하게 선수 개인에 대한 평가는 피했다. 다만 최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발탁된 손흥민(토트넘)과 이승우(베로나)의 맹활약에는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특별히 거론할 것이 없다. 나를 포함한 모두의 생각이 같을 것이다”라고 사실상 3명의 와일드카드 가운데 1자리를 예고한 김학범 감독은 이승우의 활약에 대해서도 ”고무적인 일이다. 좋은 경험을 하고 오니까 우리 팀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발탁을 기정사실로 했다.
다만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한 권창훈(디종)의 공백은 김학범 감독에게도 아쉬움이었다. “골격을 만들고 와일드카드 활용법을 찾겠다”는 김학범 감독은 “약점을 보완하는 것과 강점을 더 강하게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우리에게 실익이 있을지 평가하고 있다”고 다양한 와일드카드 선택의 가능성을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