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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유효한가?

정치 일반

    [팩트체크]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유효한가?

    6.13 지방선거 다가오며 네거티브 극심해져
    유권자에 실제 영향, 그러나 공격자에 늘 유리하지 않아

    TV토론하는 이재명 후보와 김영환 후보(사진= 유튜브 캡처)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전국적으로 심해지고 있다.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후보가 자신의 정책과 장점을 설명하는 대신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공격을 당하는 쪽에서는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에서 '근거 없는 비방'이거나 '허위 사실 유포' 또는 '흑색선전(마타도어)'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공격하는 쪽에서는 '사실이다'는 입장에서 '검증'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경기지사선거에 나선 자유한국당 남경필,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해 사생활을 잇달아 문제 삼고 있으며, 이 후보 역시 남 후보에 대해 동생의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로 돌아섰다.

    경남지사선거에서도 민주당 김경수 후보와 한국당 김태호 후보가 이른바 '드루킹' 사건을 둘러싸고 공방을 계속하고 있고, 대전시장선거에선 민주당 허태정 후보에 대해 한국당 측이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부산 시장 선거에선 한국당 서병수 후보가 민주당 오거돈 후보의 건강이상설을 제기해 양측이 대립하는가 하면 경남교육감 후보들 사이에서는 '미투(Me Too)'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빠짐없이 등장한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정책 대결이 실종되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는 있으나 이번에도 예외 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17대 대선 후보 토론회(자료 사진)

     

    네거티브 캠페인은 유권자에게 실제 영향을 미친다

    이런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유권자에게 실제 영향을 미친다는 실증적 연구결과들이 있다.

    지난 2007년에 나온 "대통령 선거에서 네거티브 전략의 효과에 관한 실증적 연구(이국희,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를 보면 527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네거티브 선거 캠페인이 선거 결과에 실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86.9%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또 '구체적 사실로 확인된 후보자의 개인 비리나 의혹으로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에 대해 60.9%가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선거 전략으로 필요하다고 본다'고 응답했고, 응답자의 71.9%는 '선택하려던 후보에 대해 재검증하겠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네거티브 캠페인'의 경우 '해서는 안된다'는 응답이 65.9%로 가장 높았으나, 그래도 '선택하려던 후보를 재검증하겠다'는 응답이 49.2% 나왔다.

    지난 대통령 선거들 가운데 후보들간 네거티브 캠페인이 가장 심했던 것으로 지목되는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BBK 의혹' 제기를 중심으로 한 대통합민주신당(현 민주당) 측의 네거티브 캠페인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강원택 현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2009년 발표한 논문 "2007년 대통령 선거와 네거티브 캠페인의 효과(한국정치학회보, 제43집 제2호, 131~146쪽)"에서 한나라당 지지자들만을 대상으로 'BBK의혹 사건'의 영향이 있었는지를 살폈다.

    그 결과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준 사안'이 'BBK 의혹'이라고 답한 이들 가운데 이 후보를 실제 지지한 비율은 75.4%였으나 '다른 사안'이라고 답한 이들의 이 후보 지지율은 89.6%로 14.2% 포인트의 차이를 나타냈다.

    강 교수는 이에 따라 BBK 의혹으로 대표되는 네거티브 캠페인은 실제 유권자들이 이명박 후보 지지로부터 이탈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18대 대선 후보 토론회의 이정희 후보와 박근혜 후보(사진=유튜브 캡처)

     

    네거티브 캠페인이 공격자에게 늘 유리한 것은 아니다

    이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공격자에게 유효했다는 사례지만 반대의 사례도 있다.

    2012년 18대 대선과정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해 TV토론 등을 통해 노골적인 네거티브 캠페인을 펼쳤다.

    18대 대선이 박 후보의 승리로 끝난 직후인 2012년 12월 20일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가 보수층 결집의 원인에 대해 1천 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정희 후보의 공격적 TV토론태도'라는 응답이 30.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초박빙 여론조사보도에 의한 정권교체 위기의식'이 27.8%였다. (링크 : https://bit.ly/2HtZCnh)

    이와 관련해 이동윤 신라대학교 교수는 논문에서 "지나치게 공세적인 야당의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오히려 상대 후보 지지층의 결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일부 가설을 뒷받침해 주었다"고 평가했다. ("제18대 대통령선거와 네거티브 선거운동", 동북아 연구 제 28권 2호, 2013년)

    한편으로 네거티브 캠페인에 대해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투표 참여와 같은 정치 참여행동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높이는 결과, 혹은 정치 참여 의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연구가 많은 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안종기, 박선령 '네거티브 정치 캠페인의 성공과 실패 : 연구흐름의 정리 및 케이스 분석', 인문사회21, 7권 1호, 393~412쪽)

    전북대학교 강준만 교수(자료 사진)

     

    인간의 부정 편향성

    강준만 전북대학교 교수는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네거티브는 우리 인간의 본성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면서 '부정성 효과(negativity effect)' 또는 '부정 편향성(negativity bias)'을
    들고 있다.("왜 네거티브 공방은 선거의 본질이 되었는가? - 부정성 편향", 인물과 사상 2017년 6월호)

    부정 편향성은 "사람을 평가할 때 긍정적 정보보다 부정적 정보에 큰 비중을 둬서 정보를 처리하는 현상으로, 수많은 긍정적인 정보가 있음에도 단 하나의 부정적 정보에 마음이 바뀌는 심리를 말한다"고 한다.

    "부정적인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유인 효과가 크다는 것"으로 "긍정적인 뉴스보다는 부정적인 뉴스가 잘 팔리고, 긍정적인 소문보다는 부정적인 소문이 잘 퍼져 나간다. 달리 말하자면, '나쁜 것은 좋은 것보다 더 강하다'는 것"이라고 강 교수는 썼다.

    강 교수는 이런 부정 편향성이 "우리 사회에 네거티브 캠페인은 물론 네거티브 뉴스와 예측이 흘러넘치는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인간 성향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치컨설턴트인 배철호, 김봉신 씨는 지난해 4월 출간한 '네거티브 아나토미'라는 책에서 "네거티브는 선거 캠페인에서 단순한 양념이 아니라 기본 재료"라면서 객관성을 갖추고 합법적 테두리안에서 진행한다면 후보를 검증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나 비방,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불법이니 절대 피해야 한다고 이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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