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가 9일(한국시간)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NBA 파이널 4차전을 마치고 오른손에 깁스를 한 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앞으로 내 앞에서 르브론 제임스를 마이클 조던과 비교하는 사람이 있으면 뺨을 때릴 것이다"
현역 시절 악동으로 유명했고 은퇴 후 방송 해설위원으로서 독설을 마다하지 않는 찰스 바클리가 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퀴큰론스아레나에서 끝난 2017-2018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최종 4차전을 보고 남긴 말이다.
르브론 제임스가 이끈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케빈 듀란트와 스테판 커리, 드레이먼드 그린, 클레이 탐슨 등이 버틴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NBA 파이널 시리즈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4패를 당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올시즌 선수 이동도 많았고 우여곡절도 많았던 클리블랜드를 이끌고 NBA 파이널에 진출하기까지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동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무대를 압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리블랜드는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보스턴 셀틱스를 상대로 7차전 승부를 펼친 끝에 시리즈 승리를 따냈다. 동부컨퍼런스 승률 1위 토론토 랩터스를 상대로는 4경기만에 시리즈를 끝냈다.
제임스는 동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8경기에서 평균 34.0점, 9.2리바운드, 8.8어시스트를 올렸다. 그 결과 8년 연속이자 통산 9번째 NBA 파이널 진출이라는 대업적을 이뤘다.
하지만 제임스는 NBA 파이널 무대에서 웃을 때보다 고개를 숙일 때가 더 많았다. 통산 9번의 파이널 무대에서 세 차례 우승했고 여섯 차례 준우승에 머물렀다. 골든스테이트에게는 2년 연속이자 총 세 차례 패배를 당했다.
NBA 15년차로 이미 화려한 경력을 쌓은 르브론 제임스가 특히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활약할 때마다 '농구 황제'로 불리는 마이클 조던과 비교되고는 했다.
찰스 바클리는 이같은 비교를 일축했다. 마이클 조던은 결승 무대에서 고개를 숙인 적이 없는 선수다. 마이클 조던은 통산 여섯 차례 NBA 파이널에 올라 우승반지 6개를 수확했다. 파이널 MVP 트로피도 6개, 정규리그는 물론이고 큰 경기에 누구보다 강했던 레전드다.
비록 우승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르브론 제임스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분명 놀라운 수준이었다.
한편, 4차전이 끝나고 르브론 제임스가 2차전부터 오른손 부상을 안고 경기를 치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르브론 제임스는 1차전 연장전 패배 이후 라커룸에서 오른손 주먹으로 칠판을 때렸다가 심각한 타박상을 입었다. 자칫하면 뼈가 부러질뻔 했다.
제임스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그때는 매우 감정적이었다. 1차전은 원정에 나선 우리 팀에게 너무나 중요한 경기였다. 골든스테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이런 기회는 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경기는 손이 부러진 상태로 치렀다"고 답했다.
제임스는 1차전 이후 외부에 알리지 않은 가운데 MRI 촬영을 실시하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았고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부상을 핑계로 삼지 않았다고 미국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 때도 오른손에 깁스를 한 채 등장했다.
그는 부상의 영향 때문인지 2차전부터 외곽슛 시도를 자제했다. 제임스의 1차전 평균 슛 시도 거리는 3.8m였다. 2~3차전의 평균 슛 시도 거리는 2.4m로 크게 줄었다.
르브론 제임스는 1차전에서 51점 8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파이널 4경기에서 평균 34.0점, 10.0어시스트, 8.5리바운드, 야투성공률 52.7%를 기록하며 분전했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얻는 르브론 제임스가 클리블랜드를 떠날 수도 있다는 소문에 대해 제임스는 "지금은 뭐라 말할 수가 없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내게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은 역시 가족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