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가 2016년 6월 유로 2016 F조 본선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의 간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진 가운데)를 상대로 강한 압박수비를 펼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아이슬란드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데뷔전에서 선보인 '얼음 장벽'이 화제다. 아이슬란드 수비는 아르헨티나의 간판 리오넬 메시가 때린 11차례 슈팅을 모두 막아냈다. 그 중 하나는 페널티킥이었다.
그런데 아이슬란드가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를 꽁꽁 얼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포효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2년 전 아이슬란드의 벽에 가로막혔던 기억을 갖고 있다.
포르투갈은 유로 2016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본선 첫 경기 상대는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의 유로 2016 포르투갈전은 여러 모로 16일(힌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아르헨티나전과 비슷했다. 스코어는 1대1 무승부. 포르투갈은 무려 27개의 슈팅(아르헨티나는 26개)을 때렸지만 아이슬란드 수문장 하네스 할도르손이 대부분 막아냈다.
할도르손은 아르헨티나를 상대한 아이슬란드의 통산 월드컵 첫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골키퍼다. 할도르손은 포르투갈을 상대로 무려 9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당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무려 10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아이슬란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아이슬란드전은 호날두가 127번째 A매치에 출전, 포르투갈 통산 A매치 최다출전 부문에서 루이스 피구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경기였다.
리오넬 메시 역시 16일 경기에서 11차례 슈팅을 시도했으나 모두 불발됐다.
아이슬란드는 최근 3년동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때린 총 21개의 슈팅을 모두 막아낸 것이다.
2년 전 포르투갈전은 아이슬란드 돌풍의 시작을 알리는 경기였다. 유로 2016 예선에서 네덜란드를 떨어뜨린 아이슬란드는 본선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 헝가리와 비겼고 오스트리아를 꺾었다.
1승2무로 16강에 진출한 아이슬란드는 잉글랜드를 2대1로 눌렀다. 처음 출전한 유로 2016에서 8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아이슬란드 골키퍼 할도르손이 16일 러시아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등번호 10번)의 페널티킥을 막아내고 있다 (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아이슬란드는 러시아월드컵 유럽 조별예선에서도 7승1무2패를 차지해 크로아티아를 제치고 조 1위로 본선 무대에 올랐다. '얼음왕국'의 상승세는 강호 아르헨티나와의 무승부로 이어졌다.
아이슬란드는 작은 나라다. 인구가 약 33만명으로 서울 도봉구 인구(약 34만명)보다 적다. 역대 월드컵 진출국 중 가장 인구가 적다. 얼음 지대가 많고 여름이 짧아 프로리그가 활성화돼 있지 않다. 다수의 선수들에게 축구는 부업이다. 골키퍼 할도르손은 영화 및 CF 감독 경력을 갖고 있고 수비수 비르키르 사이바르손은 소금 공장에서 일한다.
유로 2016을 뜨겁게 달궜던 아이슬란드의 동화같은 이야기는 러시아월드컵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