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로 평가받는 손흥민은 조별예선 첫 상대인 스웨덴의 집중 수비에 막혀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시도하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박종민기자
‘에이스’의 숙명은 외로움이다. 하지만 외로운 에이스는 승리를 이끌 수 없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각)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F조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최소한 무승부 이상의 성적으로 승점 확보를 기대했지만 비디오 판독(VAR)으로 페널티킥을 내주고 결승골을 허용한 아쉬운 경기였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한국은 사실상 이길 수 없는 경기를 했다. 이날 경기에서 스웨덴은 총 15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이 가운데 유효슈팅은 4개. 반면 한국은 5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상대의 골대를 향해 정확하게 날아간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 골을 얻으려고 해도 얻을 수 없는 경기 내용이다.
확률적으로는 골을 넣기 위해서는 상대의 골문을 두드리는 것이 중요한 만큼 기록 면에서는 한국의 공격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 나선 한국 선수 14명 가운데 골키퍼 조현우(대구)가 단연 돋보였다는 점이 스웨덴의 활발했던 공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기 후 한국의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수비적으로는 스웨덴 선수에 대한 준비가 잘 됐다. 다만 예상대로 스웨덴 수비가 두터워 많은 노력을 했지만 골까지 연결하지 못했다. 공격 찬스가 왔을 때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다. 아무리 실점하지 않더라도 골을 넣지 못한다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성적은 무승부와 승점 1점이 전부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원했던 승리를 가져올 자격이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에이스’ 손흥민은 매우 외로웠다. 국내외 언론은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의 성공을 위해서는 손흥민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스웨덴전에 풀 타임 활약하고도 단 한 개의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했을 정도로 철저하게 스웨덴 수비에 의해 고립됐다.
한국의 슈팅 5개는 황희찬(잘츠부르크)과 구자철(아우스크부르크), 이재성(전북), 이승우(베로나), 김민우(상주)가 1개씩 기록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장기인 빠른 발을 앞세워 스웨덴 수비를 유인하고 동료에 슈팅 기회를 만들어 주는 시도를 자주 했지만 끝내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