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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글, 한국 문화유산에 '일본해' 표기 논란

IT/과학

    [단독] 구글, 한국 문화유산에 '일본해' 표기 논란

    "한국 국민·역사 모욕" 문제 제기에 지도 슬쩍 지워
    전 세계 이용자 다양한 언어로 감상할 수 있어 더 문제
    "확인 후 조치…사전에 충분히 감수하지 못해 죄송"
    과거 일부 기업들 구글지도 '일본해' 표기 비난 받아

     

    구글이 온라인 예술작품 전시 플랫폼인 '구글아트앤컬처(Google Arts & Culture)'를 통해 한국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코리안 헤리티지' 온라인 전시관을 공개하면서 일부 콘텐츠에 첨부된 구글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 빈축을 사고 있다.

    구글아트앤컬처 '코리안 헤리티지' <고대왕국, 신라=""> 섹션 6개 테마 중 '동궁과 월지-연못에서 발견된 유물들' 편 6쪽 '연못을 파다'에 첨부한 동궁의 위치를 나타낸 구글지도(Google Maps)에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됐다.

    구글아트앤컬처는 전 세계 이용자가 감상하는 글로벌 역사·문화유산 정보 플랫폼이다.

    CBS노컷뉴스가 동해에 대한 오기를 확인한 것은 22일 오전 8시. 하지만 본격 취재에 들어간지 약 1시간 30분 뒤인 오전 9시 30분경 해당 페이지에서 문제의 구글지도가 삭제 됐다.

    확인결과 '코리안 헤리티지'(https://artsandculture.google.com/project/korean-heritage)에 첨부된 구글지도 상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것을 본 시민 A씨가 <고대왕국, 신라=""> 섹션 제작에 참여한 국립경주박물관에 항의 메일을 보내자 박물관 측이 구글에 요청해 구글지도를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뉴스를 접하고 '코리안 헤리티지'를 보던 중 '동궁과 월지' 찾아보기 6쪽 하단에 있는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었다"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곳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라고 표기한 것은 대한민국과 국민과 역사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문제의 구글지도는 SK텔레콤과 일본 업체 젠린(ZENRIN)이 데이터를 제공하고 구글이 서비스하는 지도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한정되어 사용된다. 그 이외 국가는 구글이 직접 서비스하거나 특정지역 업체의 데이터를 제공받아 서비스 한다.

    구글아트앤컬처 '코리안 헤리티지'에 '일본해'로 표기된 구글지도가 '동해'로 수정되지 않고 삭제됐다.

     

    구글이 독도나 동해와 같은 영토·지명에 대해 갈등을 이유로 해당 지역 접속에 한 해 명칭을 바꾸어 표기하고 글로벌 표기에서는 '일본해'로 표기하는 사례가 많아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초에도 롯데면세점이 공식 홈페이지에 '일본해'가 표기된 구글지도를 사용하면서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지도를 확대하면 '일본해(동해)'로 병기되어 있지만 '독도'는 통상 분쟁지역을 상징하는 '리앙크루 암초'라고 표기했다. 지난해에는 H&M, 자라 등 글로벌 패션기업과 GS그룹이 동일한 지도를 사용해 지적을 받은 뒤 이를 동해 표기로 수정했다.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 구글아트앤컬처 모바일 앱에서는 '동해'로 표기된 지도 캡처 이미지가 첨부되어 있다.

    한국의 역사와 대표 문화유산을 독점 소개하는 구글 글로벌 플랫폼에 이처럼 '일본해' 표기가 나왔다는 점에서 <고대왕국, 신라=""> 테마를 담당한 국립경주박물관이 충분히 감수를 했느냐는 지적이 나올만 하다.

    국립경주박물관 측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 해당 내용을 제보 받은 뒤 구글코리아 측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면서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이었다. 확인 즉시 조치를 취했지만 놓쳤다.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리안 헤리티지'는 구글이 9개 박물관 측에 콘텐츠 구성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자료와 원고를 받은 뒤 자사 IT 기술을 활용해 직접 구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동궁과 월지'도 이처럼 제작한 뒤 해당 페이지에 문제의 구글지도를 구글 제작진이 직접 삽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코리아 담당자도 '일본해' 표기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경주박물관 측의 시정요구를 받고서야 '일본해' 표기 구글지도를 삭제했다. '동해' 표기로 수정하지 않고 삭제한 것은 구글지도 글로벌 버전의 경우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구글코리아 측이 아예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코리아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즉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구글코리아 측은 해당 내용을 파악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21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구글 아트 앤 컬처 ‘코리안 헤리티지’ 프로젝트 론칭 행사에서 아밋 수드(Amid Sood) 구글 아트 앤 컬처 총괄 디렉터가 이번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구글)

     

    한편, 구글은 22일 서울 종로구 효자로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아밋 수드 구글아트앤컬처 총괄 디렉터가 참석한 가운데 국내 9개 주요 박물관이 제공한 30000여 개의 유물을 구글의 기술로 디지털화 한 '코리안 헤리티지'를 소개하고 온라인 전시를 시작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자 국회 제4차 산업혁명포럼 공동대표인 박경미 의원도 참석했다.

    명지대 석좌교수이자 전 문화재청장인 유홍준 교수도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해 5대 고궁의 스토리를 직접 풀어냈다.

    '코리안 헤리티지'는 고대왕국 신라, 조선왕조부터 대한제국까지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 전통을 지키는 장인과 문화재 복원 노력까지를 초고해상도 구글 '아트 카메라'와 '구글 스트리트뷰', '360도 VR' 등으로 제작해 장구한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온라인 한국 문화유산 특별 전시다.

    해외에서 온라인 전시관을 방문하면 자동으로 영어 콘텐츠로 전환되고 다양한 외국어로 감상할 수 있는 번역도 지원된다.

    존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문화유산은 보는 이들에게 영감과 정보를 주는 강력한 힘이 있다"며 "이번 '코리안 헤리티지' 프로젝트로 한국의 찬란한 문화를 기념하고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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