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방망이로 넥센의 10연승을 이끌고 있는 내야수 김하성(왼쪽)과 외야수 이정후. 둘은 나란히 아시안게임 대표로도 발탁돼 겹경사다.(사진=넥센)
'영웅 군단'의 질주가 무섭다. 팀 창단 최장인 10연승을 달리며 3위 한화까지 넘보고 있다.
넥센은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삼성과 원정에서 11 대 10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2일 SK전 이후 10경기를 모두 이겼다.
이날 넥센은 초반부터 타선이 터져 낙승이 예상됐다. 5회말까지 9 대 1로 앞섰다. 그러나 6회말 불펜이 흔들리며 대거 6점을 내주면서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렀다. 7회 1점을 내줘 1점 차로 쫓기더니 8회말에는 다린 러프에게 역전 2점 홈런까지 맞았다.
하지만 타선의 힘으로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9 대 10으로 뒤진 9회 4번 타자 박병호가 삼성 마무리 심창민으로부터 동점 홈런을 날렸고, 전 4번 타자 김하성이 통렬한 결승포를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김하성은 이날 3안타 4타점을 쓸어담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병호도 3안타 2타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잘 되는 이유가 있다. 팀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힘을 내고 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7월 좋지 않았을 때도 선수들이 하려는 의지가 넘치더라"면서 "선수들이 뭉치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넥센은 8월 10연승을 달렸고, 한때 6위로 처졌지만 현재는 5위 LG와 4.5경기 차 4위다. 3위 한화에도 3.5경기 차로 다가섰다.
넥센은 여기에 군 미필 선수 2명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추가로 뽑히는 경사까지 안았다. 톱타자 이정후와 이날 선발이었던 최원태다. 이정후는 이날 4안타 1볼넷으로 공격 첨병 역할을 제대로 해냈고, 최원태도 5이닝 2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서로를 격려하니 팀이 안 될 이유가 없다. 경기 전 이정후는 "대표팀에 박병호, 김하성 형이 있어 정말 든든하다"면서 "막내지만 잘 해낼 수 있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김하성도 화답했다. 경기 후 이정후의 말을 전해들은 김하성은 "정후가 나보다 잘한다"면서 "정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잘 치는 선수일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정후는 지난주 타율이 무려 6할3푼3리에 이르렀다. 시즌 타율 3할7푼5리로 1위를 달린다.
김하성은 "정후나 원태나 분명히 잘 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표팀에 뽑히지 못해) 아쉬웠다"면서 "그런데 뽑혀서 기분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대표가 나온다는 것은 우리 팀도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런 자부심으로 좋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도 "원태가 계속 던졌으면 분명히 쉽게 갔을 텐데 몸이 좋지 않아서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고 진단했다. 이어 "선수들이 잘 해서 이겼기 때문에 (접전이 된 것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넥센은 5회 최원태가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맞은 예방 접종 탓에 어지럼증을 느껴 강판한 뒤 추격을 허용했지만 이겼다. 넥센이 잘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