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아파' 삼성은 중심 타자로 활약해온 이원석이 지난 10일 LG전 도중 입은 부상으로 빠진 뒤 1승4패로 허덕이고 있다.(사진=삼성)
프로야구 삼성이 5위 고지를 코앞에 두고 뼈아픈 연패를 당했다. 뜻하지 않은 부상 공백을 절감하며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앞두고 5위 탈환이 무산됐다.
삼성은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넥센과 홈 경기에서 2 대 3 패배를 안았다. 전날 10 대 11 재역전패까지 연이틀 1점 차로 졌다.
이날 5위 LG가 KIA를 누르면서 삼성이 없앴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16일 한화와 홈 경기에서 이기고 LG가 SK와 인천 원정에서 져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LG가 후반기 들어 7승18패로 허덕이는 동안 삼성이 14승10패1무로 선전했지만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앞두고 힘이 떨어졌다.
최근 5경기에서 삼성은 1승4패에 그쳤다. 지난 10일 8연패 수렁에 빠져 있던 LG에 10 대 12로 졌고, 다음 날 최하위 NC에도 패했다. 12일 NC를 9 대 2로 눌러 연패를 끊었지만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탄 넥센에 다시 연패를 당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의 최근 부진은 주전 3루수 이원석(32)의 부상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원석은 10일 LG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옆구리 통증으로 교체된 뒤 다음 날 1군에서 빠졌다.
이원석은 올 시즌 팀의 주축으로 활약해왔다. 105경기 타율 3할1푼3리 16홈런 73타점 64득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 페이스였다. 지난해 55득점 62타점을 훌쩍 넘었고, 홈런 3개만 추가하면 지난해 18홈런을 넘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3번 타자 이원석이 빠지면서 삼성은 팀 타선을 짜는 데 고민이 생겼다. 김한수 감독은 14일 넥센전에 앞서 "(11일) 박해민, 김성훈을 1, 2번에 넣었더니 중심 타선에서 주자가 없더라"면서 "그래서 구자욱을 기존 2번으로 돌리고 김헌곤을 5번에서 3번으로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은 구자욱과 김헌곤이 나란히 2안타 3타점씩을 올렸다.
'감탄할 때가 아냐' 삼성 강민호(오른쪽 두 번째)가 14일 넥센과 홈 경기에서 8회말 역전 2점 홈런을 때리고 박해민과 함께 득점한 뒤 들어온 러프를 격려하는 모습.(사진=삼성)
다만 삼성은 5번 이후 타선에 무게감이 살짝 떨어진다. 포수 강민호가 5번으로 나와 14일에는 시즌 20호 홈런을 날리며 5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은 4번 타자 다린 러프가 홈런 2방을 포함해 3안타 6타점으로 펄펄 날아 11일 NC전처럼 타선 불균형은 크게 두드러지진 않았다.
15일에는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도 러프는 2안타 1타점을 올렸다. 김헌곤도 2안타 1득점, 구자욱도 홈런을 날렸다. 그러나 5번 강민호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경기 후반 찬스에서 침묵한 게 아쉬웠다. 삼성은 1 대 3으로 뒤진 7회말 선두 타자 김헌곤의 2루타와 러프의 적시타로 1점 차까지 추격했다. 무사 1루 상황까지 완전히 삼성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강민호가 넥센 선발 에릭 해커의 초구를 건드려 3루 뜬공으로 아웃됐다.
9회말이 더 아까웠다. 삼성은 김헌곤, 러프의 연속 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맞았다. 외야 뜬공이면 동점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강민호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1루 대주자 박찬도가 2루로 뛰다 횡사하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강민호는 이날 지명타자로 나섰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는 이지영이 맡은 가운데 공격에만 전념할 수 있던 상황. 그러나 강민호는 이날 삼진을 3개나 당했다. 삼성의 이날 7안타 중 6개는 1~4번 타순에서 나왔고, 5~9번 타순에서는 고작 1개였다. 11일 NC전에서도 강민호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머물렀다.
삼성은 후반기 시작 뒤 이원석이 뛰었던 10일까지 팀 타율은 3할1리로 리그 4위였다. 그러나 이원석이 빠진 뒤 타율은 2할6푼1리로 최하위다. 물론 상대 투수와 궁합 등의 변수도 있다. 그러나 이원석의 공백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삼성은 주전 유격수 김상수까지 지난 14일 부상을 당했다. 5위 탈환을 앞두고 힘겨운 행보를 걷고 있는 삼성이 16일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앞둔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