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격 간판스타 진종오. 아쉽게도 그는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의 꿈을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루지 못했다. (자료사진)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39·KT)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부담감이 많아 보였다. 10년 넘도록 올림픽과 세계사격선수권, 사격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사격 황제다운 위용을 자랑했지만 유독 아시안게임에서만큼은 개인전 금메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종오는 이같은 말이 나올 때마다 웃어 넘기면서도 "나에게는 개인전이나 단체전 금메달이나 똑같지만 이번에 꼭 개인전 금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 나에게는 마지막 경기가 아닐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아시안게임에서 진종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진종오는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슈팅 레인지에서 열린 대회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총점 178.4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예선에서 진종오를 2위로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한 사우라브 차우다리(인도)가 총점 240.7점으로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츠다 토모유키(일본)은 239.7점을 쏴 은메달을 땄고 아브히세크 베르마(인도)는 219.3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진종오는 다섯 발을 쏘는 첫 번째 시리즈에서 5위로 출발했다. 이후 집중력을 발휘해 2위까지 순위를 올렸으나 선두권과의 격차는 조금씩 멀어졌다. 두 번째 시리즈 4번째 사격에서 8.8점을 쏜 것이 아쉬웠다.
진종오는 이후 2발씩 쏘고 최하위 선수 한명씩 탈락하는 서바이벌 방식에서 여섯 번째 시리즈까지 경기를 펼쳤다. 중국의 우지아유와 178.4점으로 동점을 이뤄 한발로 순위를 가리는 슛오프를 펼쳤고 9.6점 대 9.8점으로 밀리면서 진종오의 최종 순위는 5위가 됐다.
함께 결선 무대에 오른 이대명(30·경기도청)은 156.4점으로 6위에 올랐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5회 연속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은 진종오가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대회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진종오가 올림픽 3연패를 이룬 남자 50m 권총 종목이 사라지면서 남자 10m 공기권총은 그의 유일한 대회 출전 종목이었다.
진종오는 2002년 부산 대회부터 2014년 인천 대회까지 네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금빛 총성은 모두 단체전에서 울렸다.
진종오의 아시안게임은 어쩌면 마지막 무대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진종오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8월말 창원에서 개최되는 세계사격선수권에서 사격 황제의 위용을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 진종오에게는 통산 5번째 세계사격선수권 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