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면 큰일이야' 김기태 KIA 감독(오른쪽)은 아시아게임 기간 무심코 TV를 켰다가 주축인 안치홍이 홍콩 투수가 던진 공에 머리를 강타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김 감독이 아찔했던 순간이었다.(자료사진=KIA)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두산-KIA의 시즌 14차전이 열린 4일 서울 잠실구장. 3주 동안의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마치고 재개된 경기였다.
경기 전 김기태 KIA 감독은 양현종과 안치홍, 임기영 등 KIA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우승 주역이었다는 말에 "우리 선수들뿐만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까지 고생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에이스 양현종은 대만과 1차전, 일본과 결승전 등 중요한 경기에 등판해 12이닝 2실점 역투를 펼쳤다. 안치홍은 매경기 출전해 결승전 결승타를 때려냈고, 임기영도 2경기 7⅓이닝 평균자책점 1.23의 호투를 펼쳤다.
때문에 김 감독은 이들에게 휴식을 배려해줬다. 양현종, 임기영은 아예 광주에 머물면서 쉴 시간을 줬다. 잠실 2연전에는 나서지 않는 것. 안치홍은 이날 경기 선발에서 빠졌다. 김 감독은 "나도 선수 생활을 해봐서 알지만 곧바로 출전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경기 후반에 대타로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기간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바로 안치홍이 홍콩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헤드샷을 당했던 때였다.
김 감독은 "사실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감독실에서 TV를 전혀 보질 않는다"면서 "그런데 그날은 자체 홍백전 중 그라운드 정비를 하는 동안 시간이 있어 TV를 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TV를 켜자마자 안치홍이 머리에 공을 맞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안치홍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매경기 출전하며 일본과 결승전에서 결승타를 때리는 등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이한형 기자
당연히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안치홍은 한참 쓰러져 있다가 교체된 상황. 현장에 없던 김 감독으로서는 안절부절할 수밖에 없었다. 팀의 중심타자이자 2루수로서 유격수 김선빈과 함께 내야 수비의 핵이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홍백전을 하는데 더그아웃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면서 "영문을 모르는 코치들이 '감독님에게 무슨 일이 있나' 걱정을 하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다행히 안치홍이 큰 이상 없이 일본과 슈퍼라운드 1차전 등 정상적으로 출전을 이어간 상황이라 나올 수 있는 농담이었다.
KIA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주축들이 활약하면서 금메달이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양현종이 지난 1일 결승전 등판으로 KBO 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이 밀리는 등 다소 타격이 있는 상황. 김 감독은 "뭐 어쩔 수 없는 부분 아니겠느냐"고 했지만 만약 안치홍까지 부상을 입었다면 정말 타격이 클 뻔했다.
현재 KIA는 5위 LG에 2.5경기 차 뒤진 8위. 매 경기 가을야구를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김 감독은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KIA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한 노력에 보답을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