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3회기 예장통합총회에서 ‘은퇴한’ 담임목사의 자녀를 청빙하는 것도 세습방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했다. (사진=예장통합총회 정기총회 실시간 중계화면 갈무리)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위임청빙한 명성교회의 목회세습이 소속교단인 예장통합총회 총대들의 의해 제동이 걸렸다.
예장통합 제 103회 총회 둘째 날인 11일 1천 3백여 명의 총대들은 두 시간 넘는 토론 끝에 ‘은퇴한’ 담임목사의 자녀를 청빙하는 것도 세습방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했다.
총대 1천360명은 무기명 전자투표를 통해 과반이 훌쩍 넘는 849표로 은퇴한 담임목사의 세습을 인정한 헌법위원회 해석을 받지 않기로 했다.
헌법위원회는 헌법 제28조 6항 이른바 세습금지법에 대해 ‘‘은퇴한’ 담임(위임)목사의 자녀를 담임(위임) 청빙하는 것에 대해 법의 미비로 청빙을 제한할 수 없다‘는 해석을 고수했다. 즉 은퇴한 목사의 자녀를 뒤이어 청빙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헌법위원회 이재팔 전 위원장은 “2013년 세습금지법 제정 당시 ‘은퇴한’ 목사 자녀의 청빙을 제한한 3호를 제정 당시 삭제했기 때문에 이미 ‘은퇴한’ 목사는 세습금지법에 반영할 수 없다고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수 총대들의 생각은 달랐다.
서울노회 조건호 장로는 은퇴한 목사/장로가 포함된 3호를 배제했던 것에 대해 “법 제정 당시에는 이미 은퇴한 목사의 자녀도 승계하지 못하게 하는 건 가혹하다고 해서 뺀 것으로 법 제정 이후 은퇴하는 목사/ 장로는 모두 해당된다는 것을 전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장로는 문자 그대로 ‘은퇴하는’으로 해석하면, 올해 말 은퇴하고 내년 초 자녀를 청빙해도 위반이 아닌 것이 된다“면서, 법을 사문화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남노회 노치준 목사는 “교회의 자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수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가 된다는 가치”라면서, “이 법을 무력화하면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의 주인이고 머리가 된다는 더 소중한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법 제정 취지와 가치를 강조했다.
인천노회 안재현 장로도 “탈법은 편법으로 그 규정의 금지결과를 달성하는 것”이라면서, 은퇴한 목사의 세습을 허용하는 것은 탈법과 같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명성교회를 의식한 듯, 교회가 교단을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와 문자적 해석에 따라, 은퇴한 목사의 목회세습을 제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거듭 피력하기도 했다.
명성교회 세습의 근거가 된 헌법해석이 총회석상에서 반려됨에 따라, 이를 판결의 근거로 삼아 명성교회 세습결의를 용인한 재판국 판결도 총회에서 반려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재판국 보고는 총회 세쨋날인 내일(12일 )오전에 다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