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프로젝트 룬' 열기구
지구 상공에 열기구를 띄워 지구촌 오지에 인터넷 접속 환경을 제공하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이 5년 간의 테스트를 마치고 내년 본격 상용화 서비스에 들어간다.
프로젝트 룬은 지구 성층권에 통신중계기 등을 갖춘 초압 열기구를 띄워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오지에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한다는 구상이다. 2013년 6월 프로젝트 룬을 발표한 당시 구글은 뉴질랜드에서 열기구 30개를 띄우는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미국 등 일부 지역 오지에서 이같은 실험을 진행해왔다.
알파벳의 신 기술 및 서비스 개발 조직인 '알파벳 X' 연구부서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아 지난 7월 독립한 룬(Loon)은 열기구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해 1000㎞에 이르는 거리까지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11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룬은 공간을 통해 에너지 빔을 전송하는 '자유 공간 광학(Free Space Optics)' 기술을 이용해 네바다 주 사막 위네무카(Winnemucca) 지역에 위치한 베이스 캠프에서 지상 20㎞ 상공에 떠있는 첫 번째 열기구에 발 킬머 주연의 1985년작 SF 영화 '리얼 지니어스(Real Genius)'를 전송했다. 네바다와 캘리포니아를 잇는 산악지대와 사막지대 상공의 다른 5개의 열기구를 통과한 영화는 1000㎞에 달하는 마지막 열기구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지상 20㎞ 지점의 성층권에 여러 개의 열기구를 띄운뒤 지상 접속 지점에서 출발해 열기구 통신망과 이용자를 연결하는 '백홀 커넥션(backhaul connection)' 기술도 적용됐다.
룬 블로그
통신 장치를 탑재한 열기구는 상공 20㎞ 지점 성층권에서 100~200일 정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트워크 속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프로젝트 룬이 성공하는데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었다.
지상 접속 지점과 연결되는 열기구가 지정 위치에서 벗어나거나 거리가 멀어지면 신호가 끊길 수 있다. 열기구와 열기구 사이의 거리가 100㎞에 이르고 성층권 풍류(風流) 때문에 열기구가 끈임없이 이동하기 때문에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새로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기술이 필요했다.
룬은 몇 주 후 600㎞ 떨어진 두 개의 열기구에서 진행한 데이터 전송 실험도 성공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며 역대 가장 긴거리 통신에 자사가 개발한 특수 안테나가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확도는 100m 떨어진 휴지통에 쓰레기를 던져 넣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룬은 "단순히 열기구의 수를 늘리는데 그치지 않고 추가 인프라 없이 한정된 지상 접속 지점에서 상공의 열기구 여러 개에 동시 접속해 상공 아래 지역에서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웹 연결 서비스를 구축했다"면서 "이를 통해 그동안 연결할 수 없었거나 연결성이 부족했던 오지까지 안정적으로 연결되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룬은 2019년 상용화 서비스에 착수한다. 아프리카 케냐지역에서 현지 통신사인 텔콤 케냐(Telkom Kenya)와 케냐 중부지역에 열기구를 띄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 룬 팀이 미국 네바다 주 사막지대에 위치한 베이스 캠프에서 열기구 통신 장치를 푸에토리코 상공으로 발사하고 있다. (룬 블로그)
룬은 "텔콤 케냐와 같은 모바일 네트워크 파트너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지상 기반 인프라가 갈 수 없는 장소에 인터넷이 도달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며 전 세계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자와 언제든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룬은 그동안 뉴질랜드와 미국 등 북미, 페루와 푸에토리코 등 남미 지역, 아프리카, 인도 등지에서 관련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알파벳은 이외에도 180여 개의 저고도 소형 인공위성을 띄워 세계 각지에 무선 인터넷을 서비스하는 프로젝트를 연구해왔으며, 2014년 태양광 무인기(드론) 업체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해 지상에 무선 인터넷을 서비스하는 '프로젝트 타이탄'도 진행해왔지만 현실성 문제로 지난해 사업을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