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콘서트 포스터에는 H.O.T.라는 표현이 없다. (사진=솔트이노베이션 제공)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1세대 아이돌 그룹 H.O.T.와 젝스키스가 같은 날 콘서트를 연다.
오는 10월 13~14일 H.O.T.는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젝스키스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해 팬들과 만났다.
1990년대 후반 데뷔해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던 두 팀이 나란히 재결합해 같은 날 콘서트를 연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구도다.
그런데 두 팀 모두 콘서트 전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다.
H.O.T.는 H.O.T.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H.O.T 상표권을 가진 김모 씨가 공연 주최사인 솔트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상표권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1990년대 H.O.T.를 캐스팅하고 키워낸 연예기획자다. 2001∼2004년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사로 재직한 바 있고, 이후에는 씽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가요계에 따르면 김 씨는 최근 솔트이노베이션 측에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중지요청 및 사용 승인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에 대한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솔트이노베이션은 일단 공연을 예정대로 계최하겠다는 입장. 하지만, 포스터를 비롯한 공연 관련 자료에 H.O.T.라는 표현과 공식 로고를 쓰지 못하고 있다.
(사진=솔트이노베이션 제공)
현재 포스터에는 로고가 들어가야 할 자리가 비워져 있으며, 공연명은 당초 알려진 '포에버 H.O.T.'(Forever H.O.T.)가 아닌 H.O.T.의 풀네임을 활용한 '포에버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Forever High-five Of Teenagers)로 적혀 있다.
2001년 공식 해체한 H.O.T 멤버들이 다시 뭉쳐 콘서트를 여는 것은 무려 17년 만이다. 공연 전까지 주최사인 솔트이노베이션과 김 씨와 상표권 사용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H.O.T. 콘서트에서 H.O.T.라는 이름을 보지 못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젝스키스 콘서트 포스터(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런가 하면, 젝스키스는 팀의 노래를 책임지는 멤버 강성훈이 각종 논란에 휘말려 콘서트를 앞두고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우선 지난 8∼9일 열릴 예정이었던 대만 개인 팬미팅 취소 건을 두고 말이 많다. 대만 매체들은 강성훈이 팬미팅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현지 업체에 1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현지 업체가 지난달 31일 한국 경찰에 강성훈을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 속 강성훈은 개인 팬클럽 '후니월드' 운영자와 열애설까지 났다. 뿐만 아니라 팬들은 그동안 유료로 굿즈 판매 등을 진행한 '후니월드' 운영에 문제가 많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팬클럽이 주최한 영상회에서 모금된 금액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논란이 커지자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입장을 내고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그동안 강성훈의 단독 팬미팅은 본인이 독자적으로 진행해왔다. YG는 모든 사안을 자세히 알아보고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조속히 문제점들을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성훈은 팬카페에 글을 올려 "제 불찰로 인해 팬분들과 팀에게 피해를 끼친 것이 너무나 죄송스럽고 마음 아프다"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더 세밀하게 확인하여 잘못된 부분은 사죄드리고, 오해는 풀어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젝스키스 일부 팬들은 그동안 각종 사건 사고로 구설에 올랐던 강성훈이 또 다시 논란을 일으키자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중이다. 강성훈이 콘서트 전까지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다 털어내지 못할 경우 젝스키스 공연이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우려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