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식의 안녕!K팝리더'는 가까운 듯 멀게만 느껴졌던 'K팝리더'들과 마주 앉아 나눈 진솔한 대화를 친근한 형식으로 풀어낸 인터뷰 코너입니다. 콘셉트에 따라 일문일답은 반말체로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주="">
프로듀서 용감한형제가 서울 역삼동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국내를 대표하는 '히트곡 제조기'이자 프로듀서의 '브랜드화'를 이끈 선도적인 인물인 용감한형제(본명 강동철). 빅뱅, 손담비, 브라운아이드걸스, 씨스타, AOA, 현아 등 내로라 하는 인기 가수들의 히트곡이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방황했던 10대 시절을 지나 운명처럼 음악과 연을 맺은 지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간다. 음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용감한형제는 여전히 '핫'한 프로듀서이자 2012년 직접 설립한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이하 브레이브)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K팝의 선봉에 서 있다.
'안녕!K팝리더' 인터뷰를 위해 지난 20일 서울 역삼동 소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용감한형제는 음악과 함께하는 '용감한' 도전을 계속해서 펼쳐나가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브레이브를 전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그는 최근 외부 작업을 자제하며 회사 소속 아티스트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중이라고 했다. 내후년 1월 새로운 보이그룹을 데뷔시키기 위한 담금질에도 한창이라고. 그런 와중에도 "전 재산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싶다"는 인생의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인터뷰②)용감한형제 "새로운 기회 열어준 BTS, 화두 던진 워너원"에서 이어집니다.
▲프로듀서 '용형'이 아닌 '인간 강동철'은 어떤 사람이야?
=생긴 거하고 다르게, 정이 좀 많아. (미소). 한 번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끝까지 믿고 가는 성향이지. 그래서 가끔 바보 같은 짓도 하게 되는데, 그런 게 또 사람 사는 거고 인생이라고 생각해. 너무 독하지도, 너무 바보 같지도 않게 이 세상과 타협하면서 살아가고 있지.
▲'인생의 목표는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었잖아.
=지금도 그 목표에는 변함이 없어. 배고픈 분들, 밥 못 챙 먹는 어린 친구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나눠주고 생을 마감하는 게 목표이자 확고한 인생철학이야. 그런데, 사람이 두 가지 일을 완벽하게 해낼 순 없더라. 목표를 이뤄내긴 위해선 그 일만 파야 하거든. 앞서 언급한대로 브레이브를 전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엔터사업을 그만 두게 될 것 같아. 제작자로서의 목표치를 달성한 뒤에는 나눔과 봉사에 시간을 쏟은 거야. 그럴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봉사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는 거지.
=예전에는 인스타그램에도 자주 봉사활동 사진을 올리곤 했는데, 요즘은 잘 안 올려. 왼 손이 하는 일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잖아. 칭찬받으려고 하는 일처럼 보일까봐 조용조용하게 어려운 분들에게 물품 보내 드리고 있어.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뭐야?
=머릿속에 정말 회사 생각뿐이야. 부모님도 서운해 할 정도로 항상 회사가 먼저거든. 회사를 설립한 이후 개인적으로 놀러가 본 적도 없어. 게임도 안 하고 당구도 못 치지. 술은 가끔 마시지만 몸이 안 좋아서 자제하고 있고. 그냥 오로지 회사야. 어떻게 보면 참 재미없게 사는 거지. 공허함을 느낄 때도 있고.
▲건강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맞아. 요즘 건강을 많이 못 챙겨서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해. 그런데 당뇨병, 동맥경화, 고지혈증, 고혈압 등으로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도 회사 생각뿐이야. 브레이브가 언제 다른 기업들처럼 훌륭한 길을 걸어갈까, 매번 그 생각만 해. 기도 제목도 그거고. 먼 미래를 생각하면서 행복을 느끼지. 즐거워하기도 하고. 그러면 또 금방 기분이 좋아져. 아팠던 몸도 괜찮아 지는 것 같고.
▲결혼 생각은 없어? 소속 가수들이 '대표님 장가보내는 게 소원'이라고 자주 언급하던데.
=지금은 전혀 생각 없어. 지금 결혼해서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거든. 부모님이 서운해할 정도로 회사 일만 몰두하고 있으니까. 매일 회사 나와서 일하고 손님 만나서 밤새우고 하니. 결혼은 아까 말한 목표를 이루고 난 뒤에 해야지. 꼭 목표를 이뤄내서 결혼한 다음 아내와 같이 봉사하러 다니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름이 '용감한 형제'잖아. 살면서 가장 용감했던 순간은 언제였어?
=아무것도 없이 이 바닥에 뛰어들었던 순간이야. 될지 안 될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모든 걸 포기하고 인생을 걸었어. 아마 그땐 지식도 없고 음악 코드도 모르는 내가 이 위치까지 올라올 거라고 아무도 예상 못했을 걸.
▲방황의 시간을 보내다가 성공을 이뤄낸 '자수성가'의 아이콘이잖아.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궁금해.
=노력은 배신하지 않더라. 목표점을 잡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움직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 천재는 없어. 99%의 노력이 1%의 천재를 만든다고 생각해. 가장 중요한 건 목표점을 찾는 거야, 그리고 그에 맞게끔 서두르지 말고 움직이면 분명 성장할 거고.
방황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방황하지 말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아. 주위에서 아무리 '방황하지 말라'고 해도 말 안 듣거든. 결국 자기가 스스로 깨달아야 해. 그걸 깨닫는 날이 오면, 꼭 자신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삶을 살았으면 해.
▲'K팝 리더'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한 마디 해줘.
=연구해야 해. 많이 들어야 하고. 음악도 공부가 필요한 영역이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많이 듣고, 실천해보면 어느 순간 자기만의 색깔이 찾아질 거야. 앉아서 겉멋만 잡아서는 안 돼.
▲혹시 인터뷰를 통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내가 '백워드 매스킹'(노래를 거꾸로 들었을 때, 특정 단어나 구절이 흘러나오도록 하는 기법)으로 곡에 선정적인 메시지를 담는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어. 난 그런 걸 기획할 만큼 치밀하지도 않고 천재도 아니야. 하나님께 맹세코 그런 음악은 만들어본 적이 없고 할 줄도 몰라. 내가 만드는 음악은 사랑과 이별에 대한 아픔을 주제로 한 노래인데, 색안경을 끼고 나에게 돌을 던지지 않았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