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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창정 "'노래 좋다'는 뻔한 리뷰, 계속 앨범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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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임창정 "'노래 좋다'는 뻔한 리뷰, 계속 앨범 만드는 이유"

     

    올가을에도 어김없이 음원차트 꼭대기에 임창정이 있다. 벌써 4년째다. 임창정은 2015년 '또 다시 사랑', 2016년 '내가 저지른 사랑', 2017년 '그 사람을 아나요'에 이어 '또 다시' 가을에 발표한 곡인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로 인기몰이 중이다.

    '사랑 누구나 하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 / 시작의 이유도 헤어짐의 이유도 / 그땐 모르기에 / 그저 치열한 날들 / 우린 어떤 사랑을 했었나요' (14집 타이틀곡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中)

    임창정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돋보이는 가슴 절절한 이별 발라드곡은 이번에도 음악 팬들의 가을 감성을 저격했다. 앨범 발매 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창정은 제주도에 작업실을 차리고 작업했다는 신곡들을 CD플레이어로 들려줬다. 컴백 소감을 묻자 그는 "'노래 좋다'고 해주는 팬들의 뻔한 말을 듣고 싶었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이전 앨범과 비교해 곡 분위기가 밝아졌네요.
    =풍이 조금 달라졌죠? 일부러 편곡을 좀 다르게 했어요. 어쿠스틱 느낌 안 나게끔이요. 3~40대 뿐만 아니라 요즘 또래들도 저를 알더라고요. 콘서트 때 할머니, 엄마, 딸 3대가 '소주 한 잔'을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아, 너무 내 느낌이 아니어도 되겠구나, 젊은 층이 좋아하는 노래도 해야겠구나' 느꼈어요. 그래서 타이틀을 '영'하게 가봤죠.

    ▲타이틀곡 제목이 참 길어요.
    =상업적인 이유 때문이에요. '왜 이렇게 길지' 하면서 한 번 더 보게 될 것 같아서요. (미소). 물론 다른 이유도 있죠. 남자 분들은 대부분 사랑했던 상대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어요. 이별을 겪고 난 뒤 '왜 그때 더 잘해주지 못했을까' 하는 거죠. 그리고 사랑의 색깔이 연해짐을 먼저 느끼고 떠나간 옛 연인에게 이 노래 제목처럼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말을 하고 싶어 하고요. 그걸 노래 제목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어요.

    ▲음역대가 상당히 높은데요.
    =그래서 라이브가 안 돼요. (미소). 완창을 해보니까 안 되더라고요. '유스케'(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 전에는 목소리가 안 나와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술과 나이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올해 마흔 여섯 살이에요. '아, 나도 이제 목소리가 변하는구나' 하고 절실히 깨닫고 있죠. 그나마 담배를 끊어서 이 정도지, 그렇지 않았으면 아예 라이브를 못 했을 것 같아요. 다음에는 높은 곡을 안 하지 않을까 싶고요.

    ▲목소리가 변한다는 걸 느꼈을 땐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한편으로는 서글펐어요. 그래도 노래를 못 불러서 서글픈 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달라진 목소리로 노래하면 되는 거니까요. 다만, 콘서트에서 3~40곡을 완창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좀 그랬어요. 콘서트는 돈 받고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엘튼 존처럼 피아노를 직접 치면서 그에 맞춰 노래하는 걸 고려중이에요. 제가 사실 코드는 알지만 악보를 못 보거든요. 그래서 노래를 통째로 외우고 있는데요, 콘서트에서 제가 연주를 통째로 틀리는 모습을 보게 되실 수도 있을 거예요. (웃음).

     

    ▲꾸준히 앨범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팬들이죠. 이제는 팬과 가수가 아니라 지인 사이처럼 지내요. 응원해주는 지인들에게 숙제 검사 맞는 듯 한 느낌으로 앨범 작업을 한다고 할까요. 앨범이 발매되기 한 달 전쯤부터 팬들에게 데모를 들려주는 편인데, 이번에는 1번 노래('노래방')를 듣고 우는 팬들이 많았어요. 오랜 만에 앨범을 내는 거고, 지인이기 이전에 팬이기 때문에 기다림과 반가움에 그랬겠죠. 팬들의 '노래 좋다'는 그 뻔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계속 앨범을 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반응 나오면 '이제 끝났다' 하고 같이 술 마시고요.

    ▲임창정만의 발라드 지론이 있나요.
    =전인권, 조용필, 임재범, 김건모 등 우리나라 거장들처럼 음악이 아닌 말을, 삶이 베어 나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제 노래에서도 그게 느껴지도록 해야죠.

    ▲성적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글쎄요. 1등하면 좋지만 많이 해봐서...이제 1등은 후배들이 해야죠. 제가 그 자리를 계속 차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언젠가 순위에 못 드는 날도 올 거라고 생각해요. 전 오히려 '뻔한 리뷰'를 볼 때 행복하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저도 속으로 눈물이 나고, '난 행복하게 음악 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느껴요. 연기도 마찬가지고요.

    ▲후배 양성 계획도 있나요.
    =내년부터 후배들을 키워보려고 생각 중이에요. 아이돌이 되었든 솔로가수가 되었든. 요즘 들어 내가 이 시대에 태어나서 오디션을 봤으면 임창정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아마 안 되었을 거예요. 지쳐서 관뒀을 거고요. 제가 오디션에 100번 정도 떨어졌을 때 저를 뽑아주신 분이 있었거든요. 이제는 제가 그런 역할을 해야 될 때가 왔다고 생각해요. 감이 떨어지기 전에 숨은 진주들을 찾고 싶어요.

    ▲그 외 근황과 계획이 궁금해요.
    =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는 것 자체가 재밌어요. 아이들도 다 컸고요. 내년에는 드라마를 제작하게 될 것 같아요. 직접 출연도 할 거고요. 제가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멜로, 휴먼, 음모 등 다양한 요소가 다 들어가 있어요. 영화 제작은 해봤는데 드라마 제작은 이번이 처음이죠. 영화는 왜 안 하냐는 분들도 계실 텐데, 계속 망해서...(웃음). 영화배우 임창정은 다시 다듬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당분간 영화에서는 주연이 아닌 조, 단역을 맡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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