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이정현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전주 KCC의 간판 스타 이정현(31)은 21일 오후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서울 SK와의 2018-2019시즌 정규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일찌감치 코트에 나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이정현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단신 외국인선수 마퀴스 티그와 함께 버논 해밀턴 KCC 육성코치의 도움을 받아 슈팅 훈련을 했다. 자유투를 던지고 코트 이곳저곳에서 외곽슛을 던지는 보통 연습과는 달랐다.
해밀턴 코치는 여러가지 상황을 설정했다. 속공 상황에서 던지는 외곽슛, 2대2 과정에서 드리블을 멈추고 던지는 외곽슛,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지그재그 스텝을 밟은 뒤 던지는 플로터 등 실전에서 나올만한 상황을 대비해 맞춤형 훈련을 했다.
일반적으로 경기 전 웜업은 경기 개시 1시간 전부터 시작된다. 그보다 먼저 코트에 나와 몸을 푸는 선수들이 종종 있다. 이정현은 20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원정경기 때부터 경기 직전 연습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정현은 "첫 2경기를 하면서 나태해진 것 같다는 생각에 연습을 더 하기로 했다. 그래야 자신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해밀턴 코치와 경기 도중 나오는 상황을 설정해 그에 맞춰 연습을 했다. 나이는 있지만 더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올해 국가대표 일정을 두루 소화한 선수들은 거의 예외없이 후유증을 겪고 있다. 체력이 떨어졌거나 컨디션이 떨어졌거나 둘 중 하나다.
그래서 국가대표를 보유한 구단의 사령탑들은 고민이 많다. 그러나 선수들은 내색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정현도 그 중 한명이다. 조용히 연습량을 늘렸다.
효과는 당장 나타났다. 시즌 첫 2경기에서 평균 5.0점에 그쳤던 이정현은 오리온전에서 17점을 올렸고 SK를 상대로는 13점을 기록하며 KCC의 2연승 행진에 기여했다.
3승1패로 인천 전자랜드와 공동 2위에 올라있는 KCC의 다음 상대는 개막 4연승 무패행진을 달리는 울산 현대모비스다.
4경기 평균 30.3점, 19.0리바운드, 3.0어시스트, 2.0블록슛, 야투성공률 67.5%를 기록하고 있는 라건아의 활약은 단연 압도적이다. 양동근과 함지훈을 비롯한 베테랑들과 유재학 감독이 설계한 팀 특유의 조직력은 변함없이 강력하다.
24일 울산 원정을 떠나는 이정현은 "현대모비스의 개막 3경기를 봤는데 압도적이었다. 선수들이 많은데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시스템에 따라 잘 돌아간다. 신구 조화도 좋고 다들 농구를 알고 하는 것 같다. 특히 라건아가 워낙 잘해 쉽지 않은 상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정현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농구는 흐름의 싸움이다. 도전하는 입장에서 강하게 치고 박는 경기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하)승진이 형이 있다. 높이와 리바운드에서 밀리지 않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