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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허락한 '선발 린드블럼' 두산을 구했다



야구

    가을비가 허락한 '선발 린드블럼' 두산을 구했다

    두산 린드블럼 (사진 제공=두산 베어스)

     


    가을비는 결국 두산의 편이었다.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한국시리즈 4차전은 8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전날 밤부터 내린 비 때문에 경기는 하루 뒤로 미뤄졌다.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SK 불펜투수들은 체력을 비축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웃었다.

    두산도 비가 반가웠다. 4차전 선발투수를 바꿀 수 있었다. 이영하가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더 확실한 카드인 린드블럼으로 교체했다. 1차전 선발 린드블럼은 4일 휴식 후 9일 5차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날짜는 같았고 경기 숫자만 달라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비의 효과는 4차전에서 이기는 팀이 누리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 말이 정답이었다. 두산은 9일 인천 4차전에서 2대1로 이겼고 하늘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었다.

    두산 타자들은 7회까지 SK 마운드에 득점없이 막혔다. 6회까지 김광현을 공략하지 못했다. 김광현을 상대로 득점권 타석을 2번밖에 만들지 못했고 그마저도 살리지 못했다. 산체스가 등판한 7회초는 삼자범퇴로 끝났다.

    만약 두산 마운드가 그 사이 무너졌다면? 승리 기회는 아예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을비가 허락한 선발투수 린드블럼이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홈경기에 유독 강한 SK 거포 군단을 7회까지 1점으로 묶었다.

    린드블럼은 7회까지 무려 114개의 공을 뿌리며 3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린드블럼은 3회말 1사 2루에서 김강민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린드블럼은 한동민과 최정에게 각각 볼넷과 몸 맞은 공을 내주고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로맥과 박정권을 연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SK는 3회말에 린드블럼을 무너뜨리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뼈아팠다. 이후 린드블럼은 SK에게 단 한번도 득점권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정수빈은 8회초 산체스를 상대로 우월 투런홈런을 때려 스코어를 뒤집었다.

    린드블럼의 호투와 정수빈의 역전 투런홈런 그리고 함덕주의 2이닝 세이브를 앞세운 두산은 SK를 2대1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을 2승2패로 되돌렸다.

    큰 경기에 강한 SK 에이스 김광현이 등판한 날, 2018시즌 평균자책점 1위(2.88)를 자랑하는 에이스 린드블럼으로 맞불을 놓을 수 있게 만든 가을비가 두산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두산은 10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5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승부를 잠실로 끌고갈 수 있게 됐다. 5차전 승부 역시 두산이 불리할 게 없다. 2차전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친 후랭코프를 등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옆구리 부상으로 3,4차전에 결장한 '잠실 홈런왕' 김재환은 우천 연기 덕분에 하루 더 쉴 시간을 벌었다. 김태형 감독의 바람대로 가을비는 여러 모로 두산을 돕고 있다. 이 모든 것이 4차전 승리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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