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배우·감독·제작자로 전 세계에 명성을 떨쳐 온 로버트 레드포드(82)가 은막을 떠난다. 그는 은퇴작 '미스터 스마일'로 2019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배우 인생의 대미를 장식했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TV·연극·뮤지컬에서 활약하던 중 1960년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1969년 '내일을 향해 쏴라'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연기 인생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당대 최고 스타 바브라 스트라이젠드와 호흡을 맞춘 로맨스 '추억', 메릴 스트립과 출연해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각본상·촬영상 등을 수상한 '아웃 오브 아프리카', 미셸 파이퍼와 협업한 로맨스 '업 클로즈 앤 퍼스널' 등으로 영화 팬들의 마음을 움직여 왔다.
최근에는 마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악당으로 출연해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감독·제작자로서도 탁월한 재능을 뽐냈다. 1980년 감독 데뷔작 '보통 사람들'로 아카데미·골든글로브 감독상을 수상한 이래 '흐르는 강물처럼' '퀴즈쇼' '호스 위스퍼러' 등을 연출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제작·주연을 맡은 '스팅'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등 7개 부문을 석권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기존 할리우드 상업영화와는 다른 작품들을 개발·기획·제작하기 위해 선댄스협회와 선댄스영화제를 창립한 것으로 이름 높다. 선댄스영화제는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기한 선댄스 키드에서 따왔다.
선댄스영화제는 그간 수많은 명작을 발굴하며 세계적인 감독들을 배출했다. '천국보다 낯선'(1985) 짐 자무쉬,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1989) 스티븐 소더버그, '저수지의 개들'(1992) 쿠엔틴 타란티노, '유주얼 서스펙트'(1995) 브라이언 싱어, '비포 선라이즈'(1995) 리처드 링클레이터, '메멘토'(2001) 크리스토퍼 놀란, '위플래쉬'(2014) 데이미언 셔젤, '겟 아웃'(2017) 조던 필레 등이 대표적인 면면이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한 평생 은행을 털어 온 품위있는 신사의 실화를 다룬 '미스터 스마일'에서 주인공 포레스트 터커를 연기했다. 그는 이 영화 촬영 이후 "영화 팬들에게 마지막 안녕을 고하기에 완벽한 작품"이라고 말하며 사실상 은퇴를 선언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이 영화에서는 극중 포레스트 터커의 은행 강도·탈옥 경력 등을 보여주는 장면을 통해 실제 로버트 레드포드의 과거 모습을 곳곳에 등장시킴으로써 화려한 외모를 자랑하던 그의 젊은 시절을 엿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영화를 연출한 데이빗 로워리 감독은 "가장 위대한 영화배우 중 한 명에게 바치는 러브레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