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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출산률 높이려면 정부가 중매를 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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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팩트체크] 출산률 높이려면 정부가 중매를 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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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정책연구보고서 검증②]<초저출산 극복을 위한 인구전담장관 신설에 대한 연구>
    초저출산이 젊은이들 비혼 때문이라고?

    20대 국회에서는 모두 69개 '연구단체'가 활동중이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1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받아 '연구활동'을 벌였다. 그 '연구활동'의 핵심 결과물이 바로 '정책연구보고서'다. 하지만 '정책연구보고서' 전량인 111개를 노컷뉴스가 국회로부터 어렵게 확보해 분석한 결과 엉터리 보고서가 많았다. 표절율이 50%가 넘는 보고서도 16건이나 됐다. 노컷뉴스는 그 가운데 5개 보고서를 샘플링해서 내용의 적정성 등을 검증해 봤다. [편집자주]

    국회 연구단체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은 2016년 12월 '초저출산 극복을 위한 인구전담장관 신설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OECD 국가 중 최저수준인 한국의 초저출산 현상에 대한 원인과 실태를 분석하고, 해결책으로 '인구전담장관'을 신설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오랜 기간 초저출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결혼 후 출산수준이 낮고, 결혼을 늦게 하거나 비혼으로 남아있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라며 "저출산 현상의 주된 원인이 되는 만혼화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경주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말 우리나라의 초저출산은 젊은이들의 비혼과 만혼 때문일까?

    혼인상태와 출산율이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상 비혼이 저출산의 1차적 원인이라는 논리가 사실과 전혀 다른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2015년 발표된 '제 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도 비혼을 저출산의 주원인으로 전제한 바 있다. 당시 계획에는 '만사결통'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정부주도 맞선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그러나 저출산의 원인을 단순히 비혼과 만혼으로 한정하는 것이 다소 피상적인 분석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는 훨씬 다양한 사회 구조, 문화적 이유가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의 혼인율은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오히려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비율) 은 2014년 기준 6.0%였다. OECD와 EU의 평균은 4.6% 수준이다. 그러나 출산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또, 호주의 경우 조혼인율이 1995년 6.1%이었으나, 2012년에는 5.4%까지 떨어졌다. 반면 1.82명이었던 출산율은 1.93명으로 올랐다. 벨기에 역시 1995년 5.1%이 약 17년 후 3.6%까지 떨어졌으나, 출산율은 1.55명에서 1.79명으로 상승했다. 결혼은 더 적게 했으나 아기는 더 많이 태어난 셈이다.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그 답은 프랑스의 합계출산율 상승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캐서린 콜롬벳 CAF(프랑스 가족금고수당) 부회장은 지난 7일 파리 사무실에서 노컷뉴스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보육수당 등 가정과 관련된 수당을 관리, 지급하는 프랑스 기관 가족수당금고(CAF) 캐서린 콜롬벳 부회장은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는 70년대 이후 결혼을 하는 수가 급격히 줄었지만, 가정의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며 "혼외로 아이를 낳는 경우가 60% 수준으로, 출산 형태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혼인율과 출산율의 관계에서 보이지 않는 숨은 고리가 바로 '혼외출산율'이라는 거다.

    (그래픽=임금진PD)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혼외출산율과 합계출산율은 대체로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우리나라의 혼외출산율은 1.9%(2017년 기준)로 OECD평균 39.9%와 비교해 20분의 1 수준이다. 법적 혼인 상태가 아닐 때는 임신을 하더라도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제도.사회문화적으로 혼외출산이 금지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출산하더라도 입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입양된 아동 가운데 미혼모 아동은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혼외출산율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 프랑스의 경우를 보자.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1998년 1.7명에서 2010년 1.99명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혼외출산율은 98년 41.7%에서 2012년 56.7%까지 뛰었고, 2018년 현재는 60%에 육박한다. 태어나는 아이 2명 중 1명이 법적 부부가 아닌 아닌 미혼모 가정, 동거가정 등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혼외출산'을 무작정 장려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법적 부부가 아니면 '정상 가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문화적 인식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

    캐서린 콜롬벳 CAF 부회장
    프랑스에서는 양육할 아이가 있다면 법적 혼인 상태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Caf의 캐서린 부회장은 "우리는 '양육할 아이가 있는지 없는지'만 본다"며 "양육할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가 속한 가정이 미혼모 가정인지, 동거 커플인지, 법적 부부인지를 따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회 인식 역시 마찬가지다. 캐서린 부회장은 "법적 부부가 출산한 아이와 혼외로 출산한 아이에 대한 차별이 거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아이를 낳을 수 있고 출산을 먼저 한 이후 결혼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스웨덴 등 저출산 문제를 겪다가 회복한 유럽 국가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배우자'의 개념을 결혼한 부부 외에도 배우자로 등록하고 함께 거주하는 사람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6년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서도 "출산에 대한 패러다임을 '언제 출산해도 건강한 출산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는 법률혼 시기를 전제로 하는 출산뿐 아니라 법률혼 외의 출산까지도 포함하는 '결혼과 출산을 분리'하는 새로운 지향성을 가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최근 저출산 대책에는 비혼 출산, 양육에 대한 제도적 차별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 포함돼있다. 홀로 아이를 양육하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양육비를 인상하고, 사실혼 부부도 난임 시술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하는 등 비혼 및 한부모 출산, 양육 지원책을 내놓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현황이 젊은 세대의 비혼 뿐 아니라 비혼 상태에서의 임신이 대부분 출산 포기로 이어지는 사회문화와도 관련이 크다는 점을 인정한 인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과정에서 가족형태에 대한 인식 확대 뿐 아니라, 노동시장에서의 여성 일자리 문제 해결도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은 2017년 기준 56.9%다. 남성 고용률 76.3%보다 20% 가량 낮다. 특히 여성 고용률을 연령별로 나눠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뚜렷한 'M커브'가 나타난다. 20세 후반까지 고용률이 오르다가 30세 후반까지 떨어진 뒤, 40세 이후 다시 상승하는 모양이다. 결혼과 출산, 양육을 겪으며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들이 많다는 뜻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지난해 열린 '저출산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토론회'에서 유럽 주요 국가 사례를 들며 "한국도 여성 고용률이 60%를 넘어 성평등 상황이 실현되면 출산율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주요 국가들도 1990년대 합계출산율 1.3명 이하의 초저출산 현상을 겪었으나,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지며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출산 및 육아휴직 후의 복직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프랑스의 경우 24-49세 여성의 83.8%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결국 살펴본 바와 같이 저출산 문제는 여러 요소가 뒤섞여 있다. 장시간 근로, 양성평등, 가정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 청년 고용문제, 주거정책 등이 저출산에 관여하는 요소로 꼽힌다. 비혼은 저출산의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저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의 결과일 수도 있다. 선후관계를 면밀하게 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출산의 주원인을 '젊은이들의 비혼, 만혼화 경향'으로 정해두고 관련 대책을 추진하는 것은 실효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서린 부회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다른 전반적인 사회 문제들이 있는데 결론을 하나로 정해놓고 강요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2016년 리서치 전문기업 마이크로밀엠브레인이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응답이 61.8%에 달했다. 추세는 '결혼을 하지 않는 것'으로 가는데, 저출산을 해결할 방법으로 '결혼'만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정부 주도 맞선 프로그램'이나 '여성의 불필요한 스펙 쌓기를 줄이는 것'이 저출산 대책으로 등장해왔다. 물론 이런 정책들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

    한편, 해당 보고서는 내용뿐 아니라 작성 과정에서도 문제가 다수 발견됐다. 이 보고서의 표절률은 약 59%에 달했는데, 내용 곳곳에 문체 혼용, 연도 오기 등의 '긁어 온' 흔적이 뚜렷했다. 목차 중 일부는 아예 모든 내용을 신문 기사로만 채운 부분도 있었다. 논문을 인용하며 인용 형식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를 작성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의 대표의원인 김학용 의원실 측은 "미흡한 부분을 인정한다"며 "그런(표절하거나 긁어온) 부분이 다소 있을 것"이라고 시인했다. 국회의원들이 1년 동안 진행한 연구활동에 대한 '보고' 차원으로 생각하다 보니, 관련기사나 의원 세미나 등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거다.

    또, 이 연구단체에는 여러 의원의 이름이 올라있지만 사실상 대표의원의 보좌진이 거의 대부분을 작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실 측은 "이름은 다 올라가지만, 대표의원과 책임의원 정도가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윤리에 저촉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다"며 "학술논문도 아닌데 학술논문과 같은 기준으로 검증받는 것이 조금 억울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 숨겨진 적폐, 국회의원 '연구활동' 심층해부 기획페이지 바로 보기 [클릭]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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