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근이 형이 때려서...' 승부조작으로 KBO리그에서 영구실격된 문우람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한형기자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3년 전 팀 후배 문우람을 폭행했던 당시 넥센 히어로즈의 주장 이택근이 19일 KBO 상벌위원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이택근은 2015년 야구 배트로 문우람을 때렸다. 선수단 기강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문우람의 용모를 지적했지만 달라지는 게 없자 방망이의 뒷부분으로 머리를 몇차례 쳤다고 설명했다.
이택근은 문우람에게 사과의 뜻을 거듭 전했다. 폭행 이후 문우람에게 사과했고 화해했으며 지금도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폭행의 경중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개인 감정을 앞세워 심하게 때린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이택근의 반성과 3년 전 폭행 사실을 인지하고도 숨겼던 구단의 입장은 상충된다.
구단은 이택근의 팀의 기강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위치였고 선수단 자체의 자정 능력으로 갈등을 회복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이택근은 평소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고 징계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가 있었다고 했다.
넥센 구단의 이같은 입장 정리는 폭력을 정당화한 것과 다름 없다.
이택근의 주장대로 아무리 둘이 바로 화해했다고 하더라도 폭력에 대해서는 구단이 보다 단호하게 대응했어야 한다. 팀의 기강 확립을 위한 폭행이 오히려 더 나쁘다. 경중은 중요하지 않다.
폭행 사실은 지난 10일 문우람이 전 NC 다이노스 소속의 이태양과 함께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졌다. 이태양은 승부조작 관련 혐의로 KBO로부터 영구 실격을 받은 문우람의 결백을 주장했고 문우람은 폭행을 당한 후 위로를 받는 과정에서 브로커와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KBO는 이택근에게 3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넥센은 선수단 관리 소흘 및 해당 사안을 KBO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엄중경고 조치를 받았다. 선수간 폭행으로 KBO 징계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