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의 외국인선수 머피 할로웨이가 KBL 무대를 떠난다 (사진 제공=KBL)
"20년동안 할로웨이 같은 외국인선수는 처음 봤습니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외국인 센터 머피 할로웨이는 지난 22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를 마치고 구단에 면담을 요청했다. 할로웨이가 5점 8리바운드에 그쳤고 전자랜드는 현대모비스에 59대79로 크게 패한 날이다.
할로웨이는 중요한 결심을 하고 유도훈 감독을 찾아갔다. 그 말을 들은 전자랜드 관계자들을 깜짝 놀랐다.
팀을 위해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할로웨이가 시즌 초반 발 부상을 당했고 무릎과 허리가 평소 조금씩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밸런스가 깨져 도저히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가 없다고 하더라. 대충 재활하면서 뛸 수도 있지만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할로웨이는 오랫동안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경력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지금과 같은 자신의 몸 상태를 용납하지 못하겠다고 울면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구단은 할로웨이의 퇴단 의지를 만류했다. 할로웨이가 건강했을 때 보여준 활약상이 대단했기 때문에 재활을 병행하며 함께 가자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할로웨이의 의지는 확고했다. 현재 몸 상태로는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잔여 연봉을 포기하고 팀을 떠나기로 했다.
구단 관계자는 "본인 의지가 워낙 강했다. 치료를 받고 참고 뛰면서 연봉을 받을 수도 있을텐데 20년 넘게 프로농구 구단에서 일하면서 할로웨이 같은 선수는 처음 봤다. 구단 입장에서는 한편으로는 고맙고 한편으로는 헤어지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할로웨이의 시즌 첫 3경기는 화려했다. 평균 29분을 뛰어 20.7점, 14.3리바운드, 3.0어시스트, 1.3블록슛, 야투성공률 66.7%를 기록했다. 전자랜드는 개막 3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시즌 세 번째 경기, 전주 KCC와의 맞대결에서 발목을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할로웨이는 정규리그 2라운드 6경기에 출전해 18.0점, 12.7리바운드, 4.2어시스트를 올렸다. 전자랜드는 할로웨이가 출전한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5승1패를 기록했다.
할로웨이의 코트 지배력은 부상 여파로 인해 조금씩 떨어졌다. 3라운드 평균 기록은 17.4점, 12.9리바운드, 2.0블록슛으로 여전히 좋았지만 잘하는 날과 부진한 날의 편차가 커지기 시작했다. 전자랜드는 할로웨이가 뛴 3라운드에서 4승4패를 올렸다.
득점력과 리바운드 장악력, 패스 능력을 두루 갖췄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까지 돋보였던 할로웨이와의 작별에 전자랜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할로웨이에게 팀을 생각해줘서 고맙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전자랜드는 할로웨이의 대체 선수로 KBL 베테랑 찰스 로드를 영입하기로 했다.
2017-2018시즌 전주 KCC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로드는 지난 4월 한국을 떠나기 전 실시한 KBL 신장 측정에서 199.2cm의 결과를 받았다. 따라서 2미터 신장 제한이 걸려있는 올시즌 출전에 아무 문제가 없다.
로드는 빠르면 28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늦어도 오는 주말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고 출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