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4월 13일 서울 중구 CGV 명동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 CGV 영화 관람료 인상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영화시장 매출액이 올해까지 10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매출 규모 역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2월 29일까지 매출액은 1조 797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을 기점으로 지난해 총 매출액(1조 7566억원)은 이미 넘어섰다.
영화 매출액은 지난 2009년 1조 832억원으로 첫 1조원대를 기록한 이래 10년 연속 증가했다.
이날까지 한국영화 매출액은 9068억 3020만 9708원, 외국영화 매출액은 8904억 2704만 1022원이다. 외국영화 매출액은 기존 최고치이던 지난해(8539억 1049만 4775원)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8월 4일은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한 날이다. 이날 하루 매출액은 178억 1409만 5588원이다. 당시 박스오피스 1위는 '신과 함께-인과 연', 2위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었다. 흥미롭게도 두 편 모두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한 영화다.
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는 "1인당 평균 영화 관람료 역시 지난해보다 5% 증가한 8379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며 "다만 올해 멀티플렉스에서 영화 관람료를 인상한 데 대응해 관객들도 똑똑한 소비를 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4월 멀티플렉스 3사인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영화 관람료를 1천원씩 인상했다.
올해에는 수요일 영화 관객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그 이유로 김형호는 '문화가 있는 날'을 지목했다. '문화가 있는 날'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로 당일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 상영되는 일반영화(2D)를 5000원에 볼 수 있다.
그래프=김형호 제공
그는 "올해 수요일 매출과 관객 비중이 역대 최고로 높아졌다"며 "올해 극장 측은 관람료 인상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 셈"이라고 봤다.
관객수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없지만, 영화 관람료를 올린 만큼 매출은 증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멀티플렉스는 주중과 주말, 시간대, 상영관 등에 따라 차등 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2년은 전년 대비 관객이 가장 급장한 해이고, 이듬해인 2013년에는 영화 관객 첫 2억명을 기록했다.
김형호는 "2012년과 2013년 1인당 평균 관람료가 전년보다 낮아진 데는 평일 관객이 급증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영화시장 매출 증가는 기록상 의미가 있을 뿐 주요 영화관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텐데, 관람료 인상률만큼 매출이 증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주말 관객 비중은 낮아지고 수요일 비중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풍선효과(어떤 현상을 억제하자 다른 현상이 불거져 나오는 현상)가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요금 인상에도 총관객수는 급격히 줄어들거나 하지 않았다"며 "영화 소비량은 현재 하방지지선이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