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페이스타임
애플의 영상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을 이용할 경우 상대방이 수신하기 전이나 연결을 거절한 상태에서도 상대방의 음성을 엿들을 수 있는 심각한 오류가 발견돼 애플이 조치에 나섰다고 IT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오류는 애플이 최근 iOS 12.1 업데이트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에서 최대 32명이 참여할 수 있는 그룹 페이스타임 기능을 적용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오류 현상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 사용자가 첫 번째 상대와 페이스타임을 시작한 뒤 그룹통화 '사람 추가'에서 대화상대를 추가하면 첫 통화 상대 외에 추가된 통화자가 페이스타임 연결을 거절하더라도 음성은 강제로 그룹통화와 연결 된다.
페이스타임 그룹통화를 시작한 사람은 추가로 호출한 상대가 수락하지 않아도 상대 단말기를 통해 음성을 들을 수 있게 되지만 수락을 거절한 상대는 상대방이 듣고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
이같은 사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자 애플은 이번주 내로 보완 업데이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페이스타임 그룹대화 기능을 강제 비활성화시켜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페이스타임 그룹통화를 실행할 수 없다.
그룹 페이스타임에서 통화상대를 추가할 경우, 상대가 대화를 수락하지 않거나 연결되지 않더라도 마이크가 자동 활성화돼 추가한 상대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은 이번 주 보안 업데이트를 하겠다고 밝혔으며 현재 그룹 페이스타임은 강제 차단됐다. (캡처=나인투파이브맥)
그룹 페이스타임은 iOS 12를 지원하는 구형 아이폰5S 및 아이패드 에어부터 최신 아이폰XS 시리즈와 맥에서 최대 32명이 음성 및 영상통화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아이메시지 앱이 통합되어 있어 아이메시지 그룹대화도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그룹 페이스타임 채팅에서 공유된 대화 내용은 종단간 암호화(end-2-end) 방식으로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밝힌 바 있다.
외신들은 그동안 개인정보보 정책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온 애플이 이번 오류로 난감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애플은 자사 블루투스 이어폰인 에어팟을 이용한 '라이브 듣기' 기능이 '도청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iOS 12.1.2 업데이트를 통해 선보인 '라이브 듣기'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고안한 기능으로 에어팟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에 연결해 활성화시키면 단말기 마이크를 통해 주변의 소리가 에어팟으로 또렷이 전달된다. 에어팟이 보청기 역할은 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블루투스 연결이 최대 15m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이 기능을 이용해 도청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청각장애인에게 유용한 기능을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