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승리의 콘서트가 열리는 서울 방이동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 앞에 승리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사진=김현식 기자)
그룹 빅뱅의 승리가 16~17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승리 퍼스트 솔로 투어-더 그레이트 승리- 파이널 인 서울'이라는 타이틀로 단독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난다.
이번 콘서트는 승리가 군입대 전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여는 콘서트다. 승리가 사내이사를 맡았던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과 관련한 각종 의혹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 열리는 콘서트이기도 하다.
경찰이 '버닝썬' 내 성폭력, 마약,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의혹 등을 내사 중인 가운데 사내이사를 맡으며 방송에서 클럽을 적극 홍보했던 승리가 콘서트를 여는 것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 승리의 팬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콘서트가 열리는 첫날인 16일 콘서트가 열리는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으로 향했다. 공연이 열리기 2~3시간 전부터 공연장 주변은 빅뱅의 공식 응원봉 '뱅봉'을 들고 콘서트를 기다리는 팬들로 북적였다.
승리 콘서트가 열리는 16일 서울 방이동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사진=김현식 기자)
"너무 승리를 몰아세우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공연장 앞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인증사진을 촬영하던 한 팬과 대화를 나눠봤다. 전남 광주에서 왔다는 20대 여성팬 이모 씨는 "승리를 몰아세우는 악의적인 보도가 많아 안타깝다"며 "양쪽의 의견을 다 들어봐야 하는데 많은 분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쪽의 의견만 듣고 자극적인 부분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승리가 콘서트를 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에 관해선 "미리 잡혀있던 일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올림픽공원역 인근에서 만난 20대 여성 팬들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마찬가지로 전남 광주에서 왔다는 최모 씨와 박모 씨는 "물론 승리에게도 일정 부분 잘못이 있겠지만, 너무 승리를 몰아세우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박모 씨는 승리를 향한 여론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먼 발걸음을 옮긴 이유를 묻자 "팬이 된지 10년이 넘었다. 논란을 떠나서 좋아하는 가수이기에 노래를 듣기 위해 왔다"고 답했다.
티켓부스 앞에서 팬들에게 플래카드를 나눠주고 있던 10대 여성 팬과도 대화를 나눠봤다. 승리를 보기 위해 경기도 포천에서 왔다는 김모 양은 "승리가 낸 입장문을 보면, 승리에게는 도의적인 책임만 있는 것 같은데 승리 이름만 내건 자극적인 기사가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 양에게 플래카드를 받은 40대 여성 팬 김모 씨도 같은 의견을 냈다. 경기도 화성에서 왔다는 그는 "승리는 방송에 나와서 홍보한 것밖에 없지 않나"라며 "승리가 마약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게 아닌데 승리를 엮은 자극적인 기사가 많아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버닝썬' 논란 속 승리의 콘서트가 16~17일 양일간 서울 방이동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다. (사진=김현식 기자)
"이번 건은 큰 타격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 논란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팬도 있었다. 서울에 거주 중이라는 20대 남성팬 김모 씨는 "사실 승리에게 실망한 팬들도 많다"며 "만약 수사결과 승리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탈덕'(팬을 그만두겠다는 의미)하겠다는 목소리는 내는 팬들이 꽤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빅뱅 멤버들과 관련한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 건은 너무 큰 것 같다"며 "만약 ('버닝썬'과) 경찰과의 유착관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승리와 빅뱅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