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밤 10시부터 35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8일 앞으로 다가온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중점 협의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은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롭고 대담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다음주 (베트남) 하노이 회담이 작년 6월 역사적인 싱가폴 회담의 합의를 기초로 '완전한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관계 발전을 구체화시키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달라"는 취지의 의사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또 "남북 사이의 철도 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고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실질적 성과를 내야하는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핵시설 영구 불능화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 등 북한이 원하는 '상응조치'에 한국이 적극 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을 향후 한반도 비핵화 성패의 변곡점으로 보고 있는 문 대통령 입장에서 강력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어려운 협상을 여기까지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과 확고한 의지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북관계에서 이룬 큰 진전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5년간 협상을 통해 아무런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시킨 외교적 실패를 극복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 전략을 모색하고 계신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다고 한껏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준비현황 및 미북간 협의 동향을 문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두 정상은 이번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구체적인 공조 방안에 대해 폭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고, 회담 결과 공유 및 후속 조치 등에 있어 계속해서 문 대통령과 긴밀히 상의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하노이 회담을 마치는 대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하노이 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며 그 결과를 문재인 대통령과 공유해야 하기에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는 뜻도 밝혔다"고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관계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나, 우리 두사람은 아주 잘해오고 있다. 한미 관계도 어느때보다 좋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