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 스틸컷(사진=단유필름 제공)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 'MB의 추억' '쿼바디스' '미스 프레지던트' 등을 통해 시대의 관찰자로 불리는 김재환 감독 신작 '칠곡 가시나들'이 한국 독립·예술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3만 관객 고지를 넘보고 있다.
이는 '칠곡 가시나들' 제작진이 멀티플렉스 CGV와 메가박스의 스크린 독과점에 항의하는 보이콧 조치 이후 롯데시네마와 전국 일반·예술 전용극장 상영을 통해 거둔 성과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칠곡 가시나들'은 전국 128개 스크린에서 236회 상영돼 관객 2153명을 모으며 전체 박스오피스 11위에 올랐다.
이 영화는 지난 27일 개봉 이래 6일 만에 누적관객수 2만 5407명을 기록했다. 지금 추세라면 이번 주중 3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칠곡 가시나들'은 팔십 줄에 한글을 깨우치고 새로운 세상에 눈뜬 경북 칠곡의 일곱 할머니 이야기다.
평균 나이 86세인 할머니들은 일제강점기 민족말살정책 탓에 한글을 익히지 못했다. 막 소학교에 입학해 한글을 배워야 할 시기에 우리말 금지로 까막눈이 된 것이다. 해방 이후 성인이 돼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생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이유로 역시 글 배울 기회를 빼았겼다.
자식들 다 키우고, 이제 더는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던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운 할머니들은 늦깎이 시인이 됐다. 이제는 매일매일 밥처럼 한 자 한 자 시를 짓는다. 이들은 특유의 차진 경상도 말이 오롯이 박힌, 서툴지만 진솔함이 묻어나는 시를 선보이며 유쾌한 재미와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영화 '칠곡 가시나들'은 릴레이 GV로 관객들과 영화의 의미를 나누는 시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작진은 "함양군 문해학교 기부상영회는 전국 문해학교 학생들의 생애 첫 영화관 나들이를 위해 진행했던 모금 프로젝트를 통한 첫 기부로 진행된 상영회로 150여명 할머니들이 참석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며 "함께 참석했던 서춘수 함양군수는 문해학교를 더 많이 만들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