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국세청이 YG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세무조사에 이른바 '버닝썬 사태'가 터진 이후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국세청은 20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YG엔터테인먼트는 2016년 정기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통상 정기세무조사가 5년마다 실시되는 점을 감안해볼 때 이번 세무조사는 특별 세무조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996년 설립된 YG엔터테인먼트는 SM, JYP와 함께 3대 기획사로 불리는 곳이자 서울 강남에 있던 클럽 '버닝썬'의 사내이사를 맡았던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10년 넘게 몸담았던 곳이다.
최근 '버닝썬 사태'가 터진 이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양현석이 실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클럽 '러브시그널'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개별소비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해당 클럽이 객석에서 춤을 출 수 있는 무대를 갖춘 유흥업소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개별소비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인데, 이날 세무조사는 재무 관련 부서를 포함해 사실상 모든 업무 부서를 상대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세무조사가 단순히 개소세 탈루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강남 클럽 사건은 연예인 등 일부 새로운 특권층의 불법적인 영업과 범죄행위에 대해 관할 경찰과 국세청 등 일부 권력기관이 유착했다는 의혹이 짙은 사건"이라며 "성역을 가리지 않는 철저한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승리(자료사진/이한형 기자)
YG엔터테인먼트는 '버닝썬 사태' 이후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앞서 지드래곤, 탑, 박봄, 쿠시 등 소속 가수들과 프로듀서가 일으킨 마약류 관련 논란으로 회사 이미지에 흠집이 난 바 있는데, 승리가 '버닝썬 사태'의 중심에 서서 사회적으로 커다란 물의를 일으키면서 대중의 신뢰를 잃었다.
아티스트 관리 부실뿐만 아니라 대중 정서를 고려하지 않는 회사 운영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YG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사태가 처음 불거졌을 당시 입장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며 미적지근한 대응을 보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심지어 양현석은 승리보다 먼저 논란에 관한 입장글을 올리면서 블랙핑크 등 소속사 가수들의 활동 계획을 언급해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고, 뒤숭숭한 분위기 속 승리의 단독 콘서트를 강행해 비난이 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양현석이 실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진 클럽 '러브시그널'을 둘러싼 개소세 탈루 의혹까지 나오면서 YG엔터테인먼트는 사면초가에 놓였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3일 승리와의 결별을 공식화하며 "팬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회사 모든 임직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여전히 YG엔터테인먼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클럽 '러브시그널'을 둘러싼 세금탈루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고, 지드래곤과 탑이 병역 이행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키면서 불난 소속사에 부채질을 했다. 이런 가운데 회사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하는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이번 세무조사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의 명운을 결정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세무조사에서 세금탈루 등 부정행위가 드러날 경우 안 그래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YG엔터테인먼트는 깊은 수렁에 빠져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엔터테인먼트사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중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 YG엔터테인먼트는 과연 대중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3대 기획사 중 한 곳인 만큼, 이번 세무조사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YG엔터테인먼트는 "성실히 조사 받겠다"는 짧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