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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론과 출마설 뒤섞인 애증(愛憎)의 조국

국회/정당

    책임론과 출마설 뒤섞인 애증(愛憎)의 조국

    • 2019-04-14 05:00

    인사 논란에 "조국, 책임 인정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與 내부에서도 볼멘소리
    동시에 끊이질 않는 출마 요구..."부산시당, 조국 주면 PK서도 이길 수 있다"
    여권에겐 포기할 수 없는 인물..."학계로 돌아간다해도 당으로 올 수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인사 논란으로 인한 '사퇴론'과 '총선 러브콜'이 동시에 나오면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여권에서 '애증(愛憎)의 인물'이 되고 있다.

    최근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와 잇따른 인사 논란에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조 수석에 대한 책임론이 흘러나오지만,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문재인 정부 사법개혁의 상징인 조 수석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데다, 당 중앙과 지역을 막론하고 조 수석을 총선에 차출해 달라는 출마 요구도 쏟아진 터다.

    조 수석이란 인물을 두고 여권에서의 '애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복잡한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헌법재판관 이미선 후보자에 대해서도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쯤 되면 조 수석이 사퇴까진 아니더라도 책임을 인정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식 거래 의혹이 뻔히 제기될 것이 예상되는 데도 최소한의 판단도 없이 인사를 추천했다는 볼멘소리다. 조 수석을 지켜야 한다지만, 잇따라 터지는 인사 논란이 쌓이다가는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한순간에 돌아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공수처를 태운 '패스트트랙'도 실패로 돌아가면서 야당의 압박에 밀려서 나가는 모양새를 피하고 자연스럽게 퇴진하는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여권 내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조국 총선 출마설'을 조 수석의 퇴로를 열어주기 위한 방편으로 보기도 한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지난 11일 공개적으로 조 수석을 총선을 위해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보궐 선거에서 보이듯 민주당에 대한 PK(부산·경남)의 민심이 위태한 상황에서도 조 수석이라면 타개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최근 당무감사 과정에서도 부산지역 당원들이 열 중 여덟 아홉은 조 수석의 부산 출마를 강하게 요구했다"며 "지역에서는 한 지역구가 아니라 주변 3~4개 지역구도 살릴 수 있는 인물로 보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마친가지로 청와대와 여당이 이 후보자의 옹호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조 수석에게 흠을 최소화 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자가 허무하게 낙마할 경우 그만큼 인사 검증 책임이 있는 조국 수석에게는 부담이 될수 있어서다.

    조 수석은 문 정부의 집권 이전부터 교수의 신분임에도 여권의 유력 인사로 꼽혀왔다. 교수 신분이면서도 현실 정치 참여에 적극적이었다.

    각종 정책 현안에 쓴 소리는 물론 2015년 당시 안철수 전 대표와 당내 분란이 있을 때는 "혁신안이 싫으면 탈당해서 신당을 만들어라"며 강한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이후 문 대통령은 조 수석을 비(非) 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 임명하면서 권력의 사법 남용을 확실히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 공수처 설치에 대한 신념뿐만 아니라 조 수석이 문 정부의 사법 개혁의 상징으로 꼽히는 이유다.

    지난해 마지막 날 열린 운영위에서도 조 수석은 단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에게 '신뢰'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존재감을 보여줬다. 당시 여당 인사들 사이에서는 '야당이 조 수석을 대권 후보 수준으로 키워준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존재감에 조 수석은 야당에게는 경계 대상이다. 야당이 사사건건 조 수석을 걸고넘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한국당 의원은 "사실 야당 입장에선 여권 대선주자인 조국 민정수석을 미리 꺾는 게 우선"이라며 "이낙연 총리나 유시민, 임종석이 대선에 나오면 해볼 만 한데, 조국이 가장 까다로운 상대"라고 말했다. 조 수석이 가진 선거 소구력이 야당에서 평가할 만 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조 수석이 총선에 출마할지는 미지수다.

    여당 중진인 안민석 의원은 지난 1일 조 수석의 총선 차출설이 일자, SNS에 글을 올려 "최근 사석에서 조국을 만나 총선 출마 의사를 에둘러 물었더니 가능성은 1도 없었다"며 "다시 대학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고 조 수석의 출마설에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일하고 욕먹고 또 일하고 욕먹다가 너덜너덜해져서 그만두고 나가는 것이 민정수석으로서 그의 운명이자 역할로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대통령의 자리까지 오른 문 대통령처럼, 조 수석의 총선 차출설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 여당 의원은 "조 수석의 불출마를 장담할 수 없다"면서 "청와대에서 나와 학계로 돌아간다해도 언제든지 당으로 복귀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가능성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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