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모비스 이대성과 양동근이 13일 오후 울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인천 전자랜드와의 1차전에서 경기 막판 결정적인 득점을 합작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울산 현대모비스는 결과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 편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승리해도 과정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반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팀이 현대모비스다.
13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 끝나고도 그랬다.
종료 6.6초를 남기고 98대95 팀 승리를 결정짓는 3점슛을 터뜨린 양동근은 "반성해야 하는 경기"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경기 도중 10점차 이상 리드를 여러 차례 잡았지만 매번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전자랜드에 추격을 허용해 어려운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양동근은 "늘 크게 앞서 나가면 실책이 나오는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그런데 이대성의 생각은 달랐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이대성은 양동근이 아쉬움을 표출하자 옆에서 "이겼는데요 뭘"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대성은 "오늘 경기는 정규리그도 아니고, 플레이오프도 아니고, 챔피언결정전이었다"라며 승리에 무게중심을 뒀다.
"(양)동근이 형이 해결해 줄 것 같았고 이길 것 같았다"고 말한 이대성은 "오늘 재밌는 경기를 했고 경기에서도 이겼기 때문에 두마리 토끼를 잡은 것 같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때로는 이겨도 분위기가 무거워지는 현대모비스에서 이대성의 존재는 이처럼 특별하다. 늘 긍정적이고 또 도전적이다.
양동근이 사실상 승부를 끝냈다면 이대성은 점수차를 4쿼터 막판 점수차를 7점으로 벌리는 연속 3점슛을 성공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양동근은 13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이대성은 15점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올해 우승하면 이대성에게 '자유이용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전술적인 틀에서 벗어나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고 싶어하는 이대성에게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전자랜드에 따라잡힐 때 눈앞에서 자유이용권이 아른거렸다"는 이대성은 "몇 번의 공격을 확실하게 했다면 쉬운 경기를 할 수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 전자랜드는 정말 좋은 팀"이라면서도 "오늘 너무 재밌는 경기였다"고 즐거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