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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빠진 故 장자연 문건…3가지 버전 총정리

사회 일반

    미궁 빠진 故 장자연 문건…3가지 버전 총정리

    유장호 대표 고백으로 알려진 장자연 문건
    김대오 기자, 측근들 취재로 12장 확인
    KBS, 쓰레기봉투서 불에 탄 문건 4장 입수
    윤지오, 소각된 3장 포함된 4장 문건 목격 증언

    10년 째 풀리지 않은 고(故) 장자연 문건의 진실 여부를 두고 여전히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은 장자연이 총 7장의 문건을 작성했으며 이 중 경찰은 4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3장에 담겨 있는 내용은 추측만 난무했을 뿐 정확히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다. 각 언론 매체의 취재 경로에 따라 원본과 사본, 문건의 장수까지 모두 다르다.

    장자연 문건이 다시금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 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 재수사에 착수하고 문건의 유일한 증인으로 배우 윤지오가 나서면서부터다.

    10년 동안 밝혀지지 않은 장자연 문건의 진본은 과연 무엇일까. 장자연이 사망한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알려진 문건의 세 가지 버전을 정리해봤다.

    장자연 문건을 처음 세상에 알린 유장호 전 호야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자료사진)

     

    ◇ 유장호 대표의 최초 고백…장자연 문건은 12장

    장자연 문건의 존재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2009년 3월 CBS노컷뉴스 김대오 기자가 유장호 전 호야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취재해 장자연의 '심경고백 글'이 존재한다는 단독 보도를 하면서이다.

    당초 4장 분량으로 전해졌던 이 글은 장자연 측근들에게 확인한 결과 최종적으로 총 12장 분량의 친필 문서인 것으로 보도됐다.

    일부 공개된 문건에는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09.2.28'이라는 작성 날짜와 장자연의 이름, 그 위에 찍힌 지장, 주민등록번호, 사인 등이 있었다. 법률적인 서류에 쓰이는 간인(이어 달린 서류의 종이장과 종이장 사이에 걸쳐 찍는 도장)도 함께였다.

    문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왔던 유 전 대표는 당시 "장자연이 2월 28일 내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가지고 있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문건을) 받았다"며 "내가 가지고 있는 글과 같은 내용인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 글에 대한 공개 여부는 전적으로 유족이 결정할 문제"라고 해당 문건에 대한 확인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 KBS가 최초 입수…불에 탄 장자연 문건 4장

    KBS를 통해 보도된 이 문건은 사본으로 알려졌으며 총 4장이다. 경찰은 보도 이후 이 문건을 KBS로부터 팩스로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장호 전 대표는 보도가 나오기 전날, 유족과 함께 장자연 문건을 모두 소각했다고 밝혔으나 이 문건이 유 전 대표의 사무실 쓰레기봉투에서 발견됐다.

    해당 문건에는 성접대 강요 이외에도 폭행, 금전적 피해 등 상세한 내용이 폭로하듯 나열돼 있었다. 이 문건을 바탕으로 한 경찰 수사에 따르면 '장자연 리스트'로 알려진 인사들도 기록돼 있었다.

    문건을 처음 발견했던 기자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1차로 쓰레기봉투를 뒤져 불에 그을린 문건을 발견해 보도했고, 나중에 이와 같은 내용의 찢어진 문건 조각을 찾아내 맞췄다고 밝혔다. 자신이 발견한 문건은 "7장 문건 중 4장이었고, 나머지 3장 중 한두 장이 진짜 리스트인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당시 보도를 접한 유장호 전 대표는 경찰 조사를 통해 "경찰이 입수한 문건은 내가 가지고 있던 문건과 다르다"고 밝혀 사건은 더욱 미궁 속에 빠졌다.

    '고(故) 장자연 사건'의 목격자인 동료 배우 윤지오 씨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장자연 증언자, 윤지오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원본 목격한 윤지오…소각된 장자연 문건 3장

    배우 윤지오는 '13번째 증언'을 출판한 뒤 실명으로 장자연 사건 증언을 시작했다. 장자연의 동료로 알려진 그는 언론 매체 인터뷰를 통해 소각돼 세상에서 사라진 3장이 포함된 4장의 유서를 목격했다고 밝혀왔다.

    지난달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윤지오는 "자신이 기억하기로 4장이고, 원본이라고 하는 부분을 봤다. 유족 분들이 보시기 전에 내가 먼저 봤다"면서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것들까지 있었고, 언니(장자연)가 받았던 부당한 대우에 대해 호소를 하는 내용과 이름들이 나열돼 있었다. 그 페이지가 한 페이지를 넘어갔다"고 이야기했다.

    윤지오에 따르면 해당 문건에는 영화감독과 정치계 인물, 언론사 종사자, 기업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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