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웹툰 캡처)
1회밖에 연재되지 않은 네이버 웹툰 '틴맘'이 10대 여성 청소년의 임신을 다루는 방식으로 퇴출 위기에 놓였다. 네이버 웹툰 측이 비판을 수용해 일부 내용을 수정했음에도 작가 자격을 두고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토요웹툰 '틴맘'은 지난 3일부터 '어린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라는 설명과 함께 연재를 시작했다. 태국 연재 이후 인기를 얻어 국내까지 연재를 확대한 작품이지만 1화 게재 이후 곧바로 독자들로부터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평점 10점을 기준으로 이 웹툰의 별점은 3.96점이며 4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여했다.
임신을 한 상황에서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걱정하는 장면, 피를 흘리는 임산부 이미지 등을 바탕으로 '10대 청소년 임신', '10대 미혼모 문제' 등 민감한 주제를 비현실적으로 왜곡하고 가볍게 접근해 다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불필요한 노출을 유발하는 그림 구도에 대해서는 10대 청소년 임산부에 대해 성적대상화를 했다는 지적까지 더해졌다.
한 독자(아이디: ybgo****)는 "아직 성인도 되지 않은 학생을 왜 저런 식으로 묘사하는지 알 수가 없다. 신중하게 임해야 할 청소년 성과 임신 문제를 이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다니 이걸 교육적으로 바라봐야 할지 유희적, 포르노적으로 바라봐야 할지 모르겠다. 연출로 봐서는 후자가 유력한 듯 싶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독자(아이디: cm04****)는 "임신 문제에는 대학 문제도 얽히고 그냥 인생 전반적 문제인데 임신 걱정보다 (남자친구에게) 차일까봐 걱정하나. 성인 여자도 임신하면 하루종일 고민하는데 대체 어떤 청소년이 '이제 곧 성인이니까 책임진다'는 생각을 하나. 원하지 않는 청소년 임신을 너무 가볍게 다뤘다"고 비판했다.
문제 장면들은 7일 현재 웹툰에서 모두 삭제됐고 네이버 웹툰 측 역시 "보내주신 다양한 의견에 대해 작가님과 함께 고민해 표현 등에 거듭 유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독자들은 과연 해당 작가가 적절하게 여성 청소년 임신을 다룰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작가가 SNS 상에 여성 캐릭터들을 성적대상화한 그림을 공유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여아의 신체 부위를 노출시킨 일러스트를 그린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2014년 작가가 올린 이 게시물에는 '이 그림은 감옥에 갈 것 같다'는 글로 인해 그림 속 주체가 여자 아동임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해당 글의 캡처본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틴맘' 작품을 떠나 작가의 아동 성애 성향에 따른 자격 논쟁에 불이 붙었다.
한 네티즌(아이디: gora*****)은 "언제까지 남자들의 판타지에 여자들이 소재로 이용되어야 하나.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 밖에 보지 않는 남자가 미혼모 소재로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라고 '틴맘' 작가를 향해 일침했다.
또 다른 네티즌(@wom*****)은 이런 상황에서 '틴맘' 연재 중단을 하지 않은 네이버 대응에 대해 "작가가 공식 계정에 아동을 성적대상화한 그림까지 올렸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네이버가 문제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네이버 웹툰 관계자는 7일 CBS노컷뉴스에 "아직 1회밖에 연재 되지 않았고, 연재 지속부터 중단까지 포함해 여러 방향성을 두고 고심 중에 있다. 일단 '틴맘' 작가가 과거에 그린 일러스트 논란에 대해 잘못된 판단으로 했던 행동이라며 해당 계정을 비공개 처리하고 반성의 뜻을 표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소년 임신' 등 민감한 소재들은 콘텐츠에서 잘못 활용될 경우, 왜곡된 사회적 인식이 생겨날 수 있어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미성년자 임신은 중요한 사회적 문제이고, 당사자에게는 인생을 좌우하는 심각한 문제다. 이를 자칫 별 것 아닌 걸로 인식해서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콘텐츠에서 미성년자를 다루거나 표현할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창구가 되는 웹툰 플랫폼들은 아동 성적대상화 전력이 있는 작가가 이 같은 소재를 다루는 것에 있어 더욱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하 평론가는 "아동 성적대상화 전력이 있는 작가의 작품을 계속 소비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기 때문에 퇴출, 연재 중단 등을 요구하는 독자들의 강력한 반발도 일리가 있다. 특히 당시 올린 SNS 글을 미루어 볼 때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대놓고 했다면 심각한 문제다. 웹툰 플랫폼들도 기준을 엄격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