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쓰레기 수거 차량에 오른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과 황교안 대표. (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캡처)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이 쓰레기 수거차량에 오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판한 논평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국 지방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이하 민주일반노조)은 13일 '황교안, 쓰레기 수거차량 함부로 타지 마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지난 7일부터 민생투쟁 대장정에 나선 황 대표는 11일 오전 대구에서 무료급식 봉사와 환경미화원 체험을 진행하면서 쓰레기 수거 차량에 탑승했다.
민주일반노조는 "황교안의 사진 찍기 정치쇼를 환경미화원 노동을 모독한 것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차량에 매달려 이동하는 것은 환경미화노동자의 작업안전지침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실정법상 도로교통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황 대표가 체험 과정에서 보여준 위법적 행태를 지적했다.
이어 "민주일반연맹은 청소노동자의 안전을 우롱하고 정치쇼를 위해 공공연히 불법을 자행한 황교안을 강력히 규탄하는 입장을 보낸다"면서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를 차용해 유감을 표했다.
민주일반노조는 황교안 대표를 향해 "쓰레기 수거차량 함부로 타지 마라. 당신은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깨끗한 사람이었느냐"고 반문하며 "단 하루도 쓰레기를 치워보지 않은 권력의 단물만 쫒아 온 당신 같은 자들이 함부로 지껄이고 모욕할 노동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 "매일 매일 청소노동자들이 거리에서 다치고 죽어가는 현실을 두고 한 컷을 위해
청소노동자의 안전을 우롱하고 위협한 당신을 청소노동자의 이름으로 고발한다"고 행동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논평이 보도되자 이를 접한 네티즌들도 황교안 대표가 청소노동자의 현실을 보지 못하고 정치 행위에 매몰됐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한 네티즌(닉네임: 영*)은 "한 번이라도 새벽 3시 반에 일어나서 도로에 쓰레기나 음식물 쓰레기를 치워 본 적이라도 있나. 청소노동자들은 목숨걸고 일하는 직업이다. 사진 한 번 찍히기 위해 청소노동자 코스프레 한들 국민들이 알아주길 바라나"라고 일침했다.
또 다른 네티즌(닉네임: 아마***)은 "저건 봉사가 아니라 업무방해다. 뒤에 황교안이 타서 쓰레기차가 너무 천천히 가는 바람에 걸어가는 환경미화원들보다도 늦게 가는 촌극이 있었다. 일부러 보여주기 위해서 업무를 지연시킨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황교안 대표와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4일 광주근로자건강센터로부터 산업안전보건법, 도로교통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 당했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측은 "지난 11일 황 대표와 주 의원이 대구 수성구에서 안전보호 장비 없이 쓰레기 수거차량에 매달렸다. 이는 환경미화원 작업안전지침과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쓰레기차 발판에 올라타서 일하는 환경미화원 모두가 불법행위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다음은 민주일반노조가 낸 논평 중 '너에게 묻는다'를 차용한 입장 전문이다.
쓰레기 수거차량 함부로 타지 마라.
쓰레기 수거차량 함부로 타지 마라
어설픈 환경미화원 흉내 내기도 하지 마라
당신은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깨끗한 사람이었느냐
새벽길, 청소부 김씨로 불리며
온갖 더러운 것들을 깨끗이 치우는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지만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청소노동은
감히 당신이 함부로 흉내 낼 노동이 아니다.
백 몇 십 만원을 받을 줄 알았는데 더 받아서 놀랍다고
전문지식과 기술이 필요 없는 노동이라고
천대받고 조롱받고 폄하되는 청소노동이지만
단 하루도 쓰레기를 치워보지 않은
권력의 단물만 쫒아 온 당신 같은 자들이
함부로 지껄이고 모욕할 노동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당신을 고발한다
매일매일 청소노동자들이 거리에서 다치고 죽어가는 현실을 두고
한 컷을 위해
청소노동자의 안전을 우롱하고 위협한 당신을
청소노동자의 이름으로 고발한다
청소 쇼로 환경미화원과 그 노동을 모독한 자들
청소되어야 할 적폐인사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은
청소차 뒤가 아니라 청소차량 적재함이다
단 한 번도 깨끗하지 못한 당신에게 보내는
진짜 청소노동자의 경고다
2019년 5월 13일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