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류현진(32·LA 다저스)은 시즌 9승을 달성한 이후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매경기 최소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95,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1을 기록했다. 눈부신 호투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처럼 잘 던진 3경기에서 1승을 추가하지 못해 10승 달성이라는 선발투수의 중요한 과제를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다.
불펜 난조에 이어 수비 불안까지 겹치는 불운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LA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6피안타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1회초 놀란 아레나도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하지만 3회초에 허용한 2점은 모두 수비 실수에서 비롯된 비자책점이었다.
유격수 크리스 테일러는 2루에서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송구를 놓쳐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아직은 1루수가 낯선 외야수 작 피더슨 역시 실점없이 병살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던 기회에서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3대3으로 팽팽하게 맞선 6회를 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가 승리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다저스의 수비는 지난 경기에서도 류현진을 지키지 못했다.
류현진은 지난 17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2점 모두 류현진의 자책점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1대0으로 앞선 6회초에 2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하비에르 바에즈의 평범한 3루 앞 땅볼 때 다저스 3루수 저스틴 터너가 송구 실책을 범한 게 빌미가 됐다.
이어 크리스 브라이언트는 빗맞은 행운의 안타를 때렸다. 윌슨 콘트라레스는 방망이 끝으로 공을 맞혀 약한 땅볼 타구를 만들어냈는데 하필이면 수비 시프트 때문에 내야안타가 됐다. 이같은 불운 때문에 류현진은 정타를 1개도 맞지 않고도 2점을 주고 말았다.
지난 11일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불펜이 류현진의 승리를 날렸다.
류현진은 시즌 첫 아메리칸리그 원정에서 6이닝 1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다저스가 3대1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서 내려갔지만 다저스 불펜이 7회와 8회에 각각 2점씩 내줬다. 류현진은 10승 기회를 놓쳤고 팀은 3대5로 졌다.
그래도 류현진은 수비 불안으로 승리를 놓친 최근 2번의 홈경기에서 나름의 소득을 챙겼다. 수비 난조 때문에 투수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다저스는 류현진의 승리를 지키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경기 중반까지 계속된 류현진의 호투를 발판삼아 승리를 챙겼다.
컵스전에서는 러셀 마틴이 8회 결승타를 때려 3대2로 이겼고 이날 경기에서는 연장 11회말에 알렉스 버두고가 끝내기 홈런을 때려 5대4 승리를 견인했다.
선발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팀에게 이길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류현진이 직접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팀이 승리할 발판을 마련해줬기 때문에 선수 본인은 다소 아쉬울 수 있어도 스스로의 가치만큼은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