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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 '아스달 연대기'는 어쩌다 미운털이 박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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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억 '아스달 연대기'는 어쩌다 미운털이 박혔나

    [노컷 딥이슈] '왕좌의 게임'부터 '롬'까지 잇따른 유사성 논란
    온라인 중심으로 '비호감' 여론 형성…작품성으로 논란 극복 못해
    "영미 드라마 익숙한 시청자들 눈높이는 제작비로 해결 안돼"
    "애국주의 배척하는 사회 분위기…국내 콘텐츠 더 냉정히 평가"
    "대작 견제해서 부정 여론 조성…도전 의미있게 봐줘야"

    (사진=CJ ENM 제공)

     

    한국판 '왕좌의 게임'을 기대했지만 유사성 논란은 작품에 지울 수 없는 흠집을 남겼다. 방영 중인 작품에 대한 지적과 논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약 500억 원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의 이야기다.

    '아스달 연대기'는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영웅들의 운명적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제작진은 부족국가들이 활약한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역사적 사실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했다. 사극보다는 판타지물에 가까운 셈이다.

    문제는 방송을 하기도 전부터 발생했다. 미국 방송사 HBO의 대표 흥행작인 '왕좌의 게임'과 캐릭터 이미지, 세계관 설정 등이 겹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방송 시작 후에는 유사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왕좌의 게임' '스파르타쿠스' 등이 계속해서 비교·언급됐다. 주로 해당 드라마들과 '아스달 연대기'의 유사성이나 질적인 차이를 지적하는 의견들이었다.

    뿐만 아니다. 최근 또 한 번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스달 연대기'가 2007년 방송된 HBO 드라마 '롬'(ROME)의 '뉴스 리더'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베꼈다는 논란이 퍼지고 있다. 마을 중심에서 시민들에게 중요한 뉴스를 전해주는 이 캐릭터는 역동적인 몸 동작과 함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그런데 '아스달 연대기'에서도 이와 유사한 캐릭터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유사성 논란을 넘어 '아스달 연대기'에 대한 비호감 여론은 반환점을 돈 지금까지도 증폭되고 있는 모양새다. 대규모 제작비를 들인 사극 판타지 드라마로서의 품질 비판은 물론이고, 시청률 역시 좀처럼 5~6%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판 '왕좌의 게임'을 표방했던 뜨거운 기대감과 화려한 출연진 면면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대작들에게 '실망'이란 자연스레 쏟아지는 '기대'에 따라오는 것이며, 작은 논란도 치명적인 오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사전 논란에 대해서는 공개 이후 뛰어난 작품성과 대중성을 증명한다면 희석된다. 그러나 '아스달 연대기'는 그렇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애초에 '넷플릭스'에 판권을 팔기 위해 글로벌 정서를 의식해 제작된 작품"이라며 "예를 들면 성공한 '왕좌의 게임' 레퍼런스는 '반지의 제왕'이었다. 이것처럼 '왕좌의 게임' 레퍼런스를 가져온다고 해도 시청자를 납득시킬 설득력과 정당성을 갖춰야 하는데 그냥 짜깁기나 흉내내기식에 그치니 지적이 계속되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해외 드라마를 다량 보유한 '넷플릭스', '왓챠' 등 OTT 업체들의 보편화·대중화 역시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올려놓는 역할을 했다. 결국 웬만한 수준의 작품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그것이 국내 드라마라고 할지라도 흥행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순 제작비 증가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시청자들의 눈은 높아져 있다. 특히 OTT 업체들을 통해 좋은 품질을 자랑하는 영미 드라마들이 아주 공식적으로 가깝게 우리 일상에 들어왔다. 사실 500억이라고 알려진 제작비 때문에 이 같은 드라마들과 비교당한 이유도 있다. 제작비 규모만 따라가려 할 것이 아니라 내실있고 특징을 살린 콘텐츠 확보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콘텐츠에도 더 이상 '애국주의'가 통하지 않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스달 연대기'에 대한 이런 비판을 더욱 공고히 만드는 배경이 됐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원래 한국은 콘텐츠나 상품에 대해 애국주의가 강했던 나라다. 하지만 최근 대중들 가운데 이와 정반대 흐름의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국내 상품을 외국 상품과 비교하면서 국내 것을 더 냉정하게 평가하고, 외국 것보다 떨어지면 강력하게 질책한다. '아스달 연대기'를 향한 여론 역시 이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스달 연대기'의 선례로 인해 새로운 콘텐츠 프로젝트들이 좌절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사실 대작이 방송되거나 개봉하면 상대 회사의 주식을 떨어뜨리기 위해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상황도 얼마든지 있다. 검증된 소재를 떠나 도전한 것 자체를 의미있는 시도로 봐주는 시각도 필요하다"라고 전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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